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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이즈키워라…규모경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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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이즈키워라…규모경쟁 2라운드

한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잇단 증자
신한금융투자 초대형IB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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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자본확충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가 1조원 이상으로 덩치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증권사의 경우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인 초대형IB로 발돋움하려는 조짐도 감지된다.

◇중소형사 잇단 자본확충, 한화투자증권 자기자본 1조원대 진입


증권사의 자본확충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자본확충경쟁을 주도하는 곳은 중소형사다. 올해 포문은 한화투자증권이 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26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1000억원(보통주 4210만5264주)으로 이 지분을 한화자산운용은 전량인수하며 기존 한화첨단소재(15.5%)를 제치고 최대주주(19.6%)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도 지난해말기준 9503억원에서 1조503억원으로 늘었다.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돼 지주사격인 한화생명과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환경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며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 확대로 단순 자본 확대 이상의 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소형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달 10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1500만주의 신주발행으로 규모는 약 779억원에 달한다. 대주주가 참여하지 않은 100% 일반공모방식이다. 지난달 25일, 26일 일반청약 결과 6213.14%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번 유상증자 성공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기준 4042억원에서 4816억원으로 늘었다. 김원규 사장이 지난 3월 취임 당시 자기자본 목표인 1조원에 비해 아직도 약 5200억원이 부족해 최대주주의 자본확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70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여부에 관심집중, 초대형IB 지각변동


이들 중소형사보다 시장에서 집중조명을 받는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무엇보다 메가톤급의 증자규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가 9일, 10일 이사회를 열고 신한금융투자의 자본확충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시장에서는 자본확충규모는 약 7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조3725억원으로 증자의 주된 목적인 초대형IB(자기자본 4조원 이상)로 가기 위해서는 7000억원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날 신한지주가 7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신한금융투자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에 이어 6번째로 국내 초대형IB에 합류하게 된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지난 3월 취임 간담회에서 “대형증권사는 브로커리지 중개기능뿐아니라 모험자본공급의 역할도 병행한다는 점에서 초대형IB로 가기 위한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며 “구체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대주주인 신한지주도 같은 스탠스로 증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4조원 초대형IB로 등극하면 발행어음시장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발행어음은 초대형IB에 부여되는 신규업무로 최근 증선위에서 KB증권의 발행어음사업 안건이 보류되며 신한금융투자가 세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다른 자기자본 3조원대 증권사도 자본확충을 통해 덩치를 키울지도 관전포인트다. 메리츠종금증권 3조4731억원(지난해말 기준), 하나금융투자 3조4731억원 등이 가시권이다.

이들은 대규모 자본확충에 대해 난색을 표하지만 그 뉘앙스는 다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인위적 자본확충에 대한 니즈는 크지 않다”라며 “수익이 증가추세로 자연스럽게 초대형IB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에 필요성은 증권뿐아니라 지주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올해에 연이어 증자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자기자본을 확충하더라도 수익성제고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좋은 투자처가 많아야 투자를 많이 한다”며 “자기자본 확충보다 신규수익원 발굴 등 수익성 제고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