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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국 웹툰, '100년 전통' 일본 '망가' 누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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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국 웹툰, '100년 전통' 일본 '망가' 누르다

웹툰, '만화 한류'로 주목…현지화 거쳐 일본 독자들에게 친숙 장점

일본의 만화 산업은 '웹툰(webtoons)'으로 통칭되는 한국의 웹 만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교차점에 서있다.  사진=더재팬타임즈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만화 산업은 '웹툰(webtoons)'으로 통칭되는 한국의 웹 만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교차점에 서있다. 사진=더재팬타임즈
일본 만화는 오랜 시절 자국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해외 독자들의 인기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와 접목한 한국 만화 '웹툰'의 급성장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 영자지 '저팬 타임스'는 5일 '한국의 웹툰이 일본 망가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를 게재했다. 웹툰의 성장세로 망가의 위상이 더욱 흔들릴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만화 강국 일본의 아성과 자부심은 한국의 웹툰의 등장과 함께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태동한 웹툰은 이제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은 망가의 고국 일본에도 진출하며 일본 젊은층을 파고 들었다. 일본의 전통적인 망가 시장은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있다.

저팬 타임스에 따르면 일본은 망가에서 웹툰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망가 인쇄물 개발에 투자한 일본의 출판사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외국 독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웹툰에 뛰어들어야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하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쇼가쿠칸(小学館)의 편집장을 지낸 에가미 히데키의 답변은 명확하다.

그는 "일본의 만화 잡지 판매는 오랫동안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내 인쇄 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축소될지는 전망조차 힘들다"며 "일본 출판업자들은 이제 디지털 시장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웹툰은 앞으로 가장 타당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쇄와 콘텐츠 시장의 강자였던 망가의 자존심을 버리고 한참 앞선 한국의 웹툰을 따라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저팬 타임스는 처음에 인쇄매체를 통해 판매됐다가 이후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홍보되는 일본 망가와 달리, 한국의 웹툰은 개인용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돼 디지털 세대에 친화적이라고 분석했다.

웹툰은 일반적으로 좌우 수평적인 흑백만화와 달리, 수직으로 스크롤하면서 볼 수 있는 칼라 만화이다. 한국 웹툰 작품이 일본에 전파되면서 일본 젊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저팬 타임스는 설명했다.

저팬 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웹툰의 급성장은 일종의 '만화 한류'일 수도 있지만, 전통적인 한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먼저 한국 웹툰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 혹은 독자들은 웹툰의 원작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이다.

웹툰이 그만큼 일본 독자들 친화적으로 제작돼 현지화 수준이 높다는 이야기다. 일본 진출 웹툰들은 이름과 지명, 고유명사 등에서 철저히 현지화 단계를 거친 뒤에 공개된다.

일본에서 한국 웹툰에 대해 비판적 시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웹툰은 잛은 시간을 보내기에 부담없는 콘텐츠를 담고 있어, 내용이 비교적 단순하다.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담기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망가가 한국의 웹툰 스타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본 망가가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강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런 조언이 나오는 것은 이래저래 웹툰의 일본 공략은 성과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