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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천공의 눈' 베이더우 20번째 위성 발사…"美 GPS 게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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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中 '천공의 눈' 베이더우 20번째 위성 발사…"美 GPS 게섰거라"

올 7~9기 인공위성 뒤따를 전망…국제 '신분 합법화' 착실히 진행

세계를 지배하는 '천공의 눈' 프로젝트에서 美 GPS와 中 베이더우의 결승전이 임박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세계를 지배하는 '천공의 눈' 프로젝트에서 美 GPS와 中 베이더우의 결승전이 임박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중국은 4월 20일 밤늦게, 글로벌 항법 시스템을 위한 20번째 위성을 발사 성공했다. 그리고 이로써 중국은 미국이 운영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에 필적할만한 광대한 네트워크를 완성하기 위한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미국 GPS 시스템은 중궤도를 도는 24기(실제는 그 이상으로 추측됨)의 인공위성에서 발신하는 마이크로파를 GPS 수신기에서 수신하여 측점의 위치벡터를 결정한다. 미 공군 제20우주비행단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일부 제한된 기능으로 전 세계에서 무료로 사용가능하다. 그런데 중국의 베이더우는 이번에 20번째 위성을 발사했으며, 내년까지 중지구 궤도(MEO)에 27기의 인공위성을, 정지궤도에 5기의 위성을 배치. 총 32기의 위성을 통해 미국 GPS와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위치 정확도를 구현할 계획이다.
중국은 베이더우(北斗)를 앞세워 미 GPS와 러시아의 글로나스에 이어 세 번째로 세계를 지배하는 '천공의 눈'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다만 유럽연합(EU)이 2005년부터 시작한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운용 시기는 조금 더 빨랐다. 하지만 어느새 미국만을 최고의 경쟁자로 남긴 채 결승전만을 바라보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베이더우의 여정과 여전히 최고의 위치에서 '천공의 눈'을 가동하고 있는 미국 GPS의 능력, 그리고 갈릴레오와 글로나스의 시련에 대해 글로벌이코노믹이 파헤쳤다.

<편집자 주>


중국 쓰촨성 남서부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자정 가까운 늦은 시간에 베이더우(北斗) 위성을 싣고 발사된 '창정3호을(長征3乙)' 로켓. 자료=신화통신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쓰촨성 남서부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자정 가까운 늦은 시간에 베이더우(北斗) 위성을 싣고 발사된 '창정3호을(長征3乙)' 로켓. 자료=신화통신

■ 中 베이터우 20번째 위성 발사, 미 GPS 바짝 추격


중국 쓰촨성 남서부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20일 자정 가까운 늦은 시간에 베이더우 위성을 싣고 발사된 '창정3호을(長征3乙)' 로켓은 우주를 향한 안정적인 항해로 '경사 지구정지궤도(an inclined geosynchronous orbit)'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베이더우는 내년에 완성될 때, 중지구 궤도(MEO)에 27기의 인공위성을, 정지궤도에 5기의 위성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번 위성은 지구정지궤도를 위해 계획된 세 기의 위성 중 첫 번째 위성이다. 올해 첫 성공을 계기로, 2019년 말까지 7∼9기의 인공위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군사용과 민간용 모두에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GPS에 도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4년부터 베이더우 위성시스템(BDS)을 개발 및 운영해왔으며, 지난해 12월에 이르러 드디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BDS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독자 개발한 베이더우 시스템은 미국의 GPS와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유럽연합의 갈릴레오에 이은 세계 네 번째로 완성될 위성항법 시스템이지만, 유럽과 러시아는 일찌감치 경쟁 상대에서 멀어진 채, 유일하게 미국의 GPS만이 필적할만한 상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베이더우의 국제적인 '신분 합법화'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응용 합법적 지위를 획득했으며, 이듬해 3월에는 GPS와 글로나스 시스템 등과 호환되는 선박 탑재형 멀티시스템 수신기 기준을 인정받는 등 중대한 성과를 달성했다. 동시에 모바일 통신 분야에서도 26종의 국제 표준 제정 작업을 마쳤다.

특히 베이더우의 위치 정확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오차 5m 이내, 그 외 지역은 10m 이내로 정확도 면에서도 GPS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GPS의 정확도는 30cm로 보고되어 있지만, 미국 정부 및 군사 활동에서 100% 능력을 발휘하는 반면, 민간에게는 그 능력을 제한한 상태로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글로벌 서비스 실용 면에서 민간인들은 GPS와 BDS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제한을 두지 않는 BDS의 정확도가 GPS를 능가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도 따른다.

게다가 중국은 최종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베이더우 위성이 모두 배치될 때, 10cm의 정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중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최고 정밀도는 군사용에서 사용을 원칙으로 민간에는 약간의 정확도 제한을 걸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과열될 경우, 제한된 위치 정확도는 점차 보다 정밀한 수준으로 풀리게 되어, 민간인들이 누리게 될 혜택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공개된 백서를 통해, BDS 시스템은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된 국가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자국의 모든 버스와 대형트럭, 그리고 어선을 포함한 선박들에게 실시간 모니터링 및 추적을 위해 BDS 설치를 의무화했으며, 이미 7000만개의 베이더우 '링크 칩'이 배포되어 사용되고 있다. 향후 중국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및 기타 지역을 잇는 베이징의 거대한 무역 및 인프라 전략에 베이더우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베일에 싸인 美 GPS의 능력, 정밀도 10m 이내일 수도


일찌감치 우주 자산을 통한 정보획득이 가장 실효성이 높다는 사실을 간파한 미국은 1978년 최초의 시험용 'Block-I GPS' 위성을 발사했다. 이후 1983년 소련 영공에서 격추되어 26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한항공 007편 사고를 계기로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GPS를 세상에 공개했다.

그리고 계획했던 총 24기의 위성이 모두 발사된 시기는 1994년으로, 비로소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천공의 눈'을 손에 쥐게 됐다. 물론 이후에도 미국은 추가적인 위성을 계속 쏘아올려 기술력과 정확도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GPS 위성의 평균 수명을 약 8년 정도에 불과해 꾸준한 교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초 GPS는 군용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나, 현재는 군용은 물론 민간 부문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군사용도의 GPS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정물유도폭탄 등의 무기 유도에 사용되며, 병력 배치와 보급에도 사용된다. 게다가 미국핵폭발감지체계(USNDS)의 주요 부분으로서 핵폭발 감지기가 실려 있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시험 징후도 정확하게 포착해 낼 수 있다.

그런데 GPS 위성을 완료한 미국은 야심찬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됐다. 이미 민간용으로 개방한 GPS는 차치하고, 군사 용도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그들만의 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육지, 바다, 하늘 및 우주에 배치된 자산들을 상호보완적으로 네트워크 운용함으로써 빈틈없이 군사정보를 획득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우주정보 획득체계를 보면 잘 알려진 것처럼, 해상도 10cm급의 전자광학카메라 및 적외선 센서를 탑재한 '키홀(KH)' 위성이다. 키홀은 열쇠구멍으로 훔쳐본다는 의미다.

또 하나의 위력적인 시스템도 있다. 미사일이나 로켓의 발사 및 핵 가동을 탐지하는 '조기경보위성(DSP)'인데, 30여기의 위성 그룹으로 구성된 DSP 시스템은 미사일 공격을 초기에 포착해 발사 위치를 파악하고,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며 예상 낙하지점을 분석해 조기경보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외에도 신호정보를 제공하는 트럼핏 위성, 해양 정찰위성인 화이트 클라우드 위성, 그밖에 밀스타 위성통신 시스템, 극지역 군통신위성 등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위성의 조합군이 세계를 지배하는 완벽한 '천공의 눈'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지난 걸프전과 이라크전에서 미국이 100여 기의 위성을 활용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과 미군은 실제 위치 정확도를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외적으로는 30cm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전체 100여 기의 위성을 모두 조합하면, 그 정밀도는 10m 이내로 좁혀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세계 최초의 민간용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 '갈릴레오'


갈릴레오(Galileo)는 EU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추진한 세계 최초의 민간용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으로 30기의 인공위성을 고도 약 2만4000km에 배치하여 민간서비스를 주 목적으로 개발했다. 우리나라 역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결과, 위치정보의 수평 정밀도 4∼6m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당초 목표인 30기의 절반도 못 미치는 14기만 운용 중이다.

갈릴레오 서비스에는 공공의 오픈서비스 외에도 'PRS(Pubilcally Regulated Service)'를 통해 특정 사용자들의 제한된 접근이 가능한 암호화된 위치정보 제공서비스가 있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민간용으로 개발되었지만 그 내면에 군사용도로의 활용도를 품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당초 유럽 군사기관에서는 군사적 사용을 위해서 GPS를 고수할지, 갈릴레오 시스템을 혼용해 사용할지에 대해 다소 의견이 나눠지기도 했다.

결국 2008년 7월, 유럽의회는 갈릴레오 시스템이 유럽연합의 증가하는 국방 및 안보 정책에 맞춰 개발되어야 한다고 인식했다. 그 결과 민간 용도로의 위치 정확도는 더 이상 발전 없이 정체되고 말았다. 군사용도와의 차별화의 이면에 제한사항이라는 전제가 따랐기 때문이다.

갈릴레오 개발을 관장하며, 투자국 정부로 구성되는 갈릴레오 감독기구(GSA, Galileo Supervisory Authority)의 조사에 따르면, PRS 신호 사용자의 절반이 유럽의 군사기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사실, GPS는 표준적인 군사적 시스템이긴 하지만 GPS와 갈릴레오를 혼용해 사용하여 더 좋은 위치 정확도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경제력 부족으로 시련 겪은 '글로나스', 회생 가능성은?


GPS는 편리하긴 하지만 국가들 입장에서는 예민한 부분이 하나 있다. 군사용이다. 미군이야 GPS 정보를 이용해 작전 위치나 미사일의 목표물 타격 등을 정밀하게 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 민간용 위성에만 접근할 수 있어 타격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구소련은 1982년 글로나스(GLONASS)을 쏘아올렸으며, 14년만인 1996년에 완성되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당초 글로나스는 지구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위성으로 GPS에 버금가는 활약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글로나스의 수명을 너무 짧았다. 위치를 파악하려면 적어도 24기의 위성이 필요한데,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상황 탓에 위성 발사와 유지보수가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 러시아는 비용 문제로 글로나스 위성 8기만 켜 둔적도 있었다. 다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도 정부와 협력해 다시 위성을 쏘아올리고 위성들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부터 상용화해, 일부 스마트폰에서도 활용하면서 위치 정확도를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나스라는 이름은 대중들에게 생소하다.

현재 글로나스는 퀄컴 프로세서를 쓰는 스마트폰에 대부분 들어가 있다. 그리고 애플도 아이폰4S부터 이미 글로나스를 쓰고 있으며, 삼성도 갤럭시 시리즈에서 글로나스와 베이더우를 포함 세 가지 위성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회생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는 있지만 글로나스에게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 범지구적 운용 이전에, 범지구적 법규 논의 '필요성'


고정밀 위치 확인 시스템이 완성되면 인류의 생활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것은 자명하다. 물류 및 항공 교통 분야의 효율이 크게 증가할 것이며, 항공기의 이착륙, 선박의 항해, 기차의 운행 등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자율주행카나 드론, 로봇 등에도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며, 구글어스와 같은 온라인 지도와 연결하여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고, 원하는 목표물까지의 길을 찾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위성항법 시스템은 정보 통신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 인류에게 유익한 혜택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전 세계 어떤 위성시스템도 군사용도로의 발전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한다. 결코 인류에게 혜택만을 준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다 정밀한, 보다 향상된 기술은 인류를 옥죄는 감시망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며, 이부 일각에서는 적용되어 운영되고 있다. 범지구적 운용 및 개발과 동시에, 규제와 제어, 법규 등 공통의 문제점에 대한 범지구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