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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전쟁' 해결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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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전쟁' 해결사 될까

KCGI,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압박…경영권 방어에 총력 전망
조원태 회장 "선대 회장님 경영이념을 계승해 발전시켜 나갈 것"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해 10월 제주시 이도1동 KAL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제62차 사장단 회의에서 환영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해 10월 제주시 이도1동 KAL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제62차 사장단 회의에서 환영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前) 회장 장례를 마친지 1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경영권 계승을 마친 것이다. 이에 조 신임회장은 적대적 매수세력에 대한 경영권 방어와 거액의 상속세 납부, 실추된 기업이미지 제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에 취임… '3세 경영 시대' 개막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이달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한진칼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신임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은 고(故) 조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그룹 창업 정신인 '수송보국을 계승·발전시키고 그룹 비전 달성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으로 입사했다.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후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노선 조인트 벤처 출범, 아시아·태평양항공사 협회(AAPA) 사장단회의 개최를 이끄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할아버지인 조중훈 창업주와 아버지 고(故) 조 회장으로부터 그룹 바통을 이어받은 조 신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핵심 과제는 경영권 방어, 거액의 상속세 납부… KCGI, 지분 늘려 경영권 압박 본격화

조 신임 회장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경영권 방어다. 조 신임 회장은 한진칼 대표이사로 그룹 회장직에 올랐지만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그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 전(前)회장이 가지고 있던 한진칼 지분 17.84%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정리하고 나면 조 신임 회장과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前)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가 조 전(前) 회장의 보유주식을 얼마나 물려받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행동주의 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SPC) 그레이스홀딩스가 한 달여 만에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12.80%에서 14.98%로 대폭 늘리며 경영권 압박 시동을 걸고 있어 조 신임 회장이 과제를 순탄하게 해결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상속세 납부를 위한 방안으로는 한진칼을 제외한 기타 계열사의 지분매각, 한진 등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매각을 통한 배당여력 및 배당금 확대 등이 거론된다.

◇'소통 경영' 중시하는 조 신임 회장… 첫 대외 행보는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조 신임 회장은 소통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조직문화 개선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대한항공 사장 취임 직후 조종사 노조, 조종사 새 노조, 일반 노조 등 3개 노조를 방문해 "발전적인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며 소통 경영 실천에 적극 나서 조종사 노조 파업 철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또한 현장 직원들을 수시로 찾아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신입사원 수료식과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한 직원에게 시상하는 '엑설런스 시상식' 등에 빠짐없이 참여해 임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꾸준히 늘려왔다.

조 신임 회장의 첫 대외 행보는 6월1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이다. 이 행사는 각국 회원 항공사들의 최고 경영층 및 임원, 항공기 제작사 및 유관업체 등 전 세계 각계에서 항공산업 관련 인사 1000명 이상이 총출동하는 최대 규모의 항공업계 회의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 의장석에 앉는다. 이를 통해 그는 또 글로벌 항공업계에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사내 결속을 끌어낼 절호의 기회다.

조 신임 회장이 안정적인 리더십과 소통 경영으로 격랑에 휩싸인 한진그룹의 해결사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