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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 삼성] ‘삼성전자, 인구 6억5000만명 동남아에서 ‘스마트폰-가전 1등’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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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 삼성] ‘삼성전자, 인구 6억5000만명 동남아에서 ‘스마트폰-가전 1등’ 굳힌다‘

동남아, 연평균 경제성장률 5.3%로 세계서 잠재력 가장 뛰어나
삼성, 특화모델‧초격차 기술로 동남아에 전력 총동원

삼성전자가 성장잠재력을 큰 동남아 시장 잡기에 나섰다. 사진은 베트남 호찌민의 랜드마크인 비텍스코(Bitexco) 파이낸셜 타워에 문을 연 '삼성 쇼케이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성장잠재력을 큰 동남아 시장 잡기에 나섰다. 사진은 베트남 호찌민의 랜드마크인 비텍스코(Bitexco) 파이낸셜 타워에 문을 연 '삼성 쇼케이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남아는 인구수가 약 6억5000만명으로 중국(약 14억명)과 인도(약 13억명)에 이어 3번째로 많다.
동남아는 또 전 세계 인구(약 77억 명)의 8% 수준에 달하는 거대 인구를 갖춘데다 연평균 5%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보여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 중국 대안시장)’로 불릴 만큼 관심을 모으는 지역이기도 하다.

KDB산업은행이 지난해 8월 발간한 ‘아세안 인프라 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5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016년 4.9%, 2017년 5.3%로 세계경제성장률(각각 3.2%, 3.7)을 크게 웃돌았다. 산업은행은 이들 국가의 2018~2019년 연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3%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금융연구소는 “동남아 자유무역협정(FTA) 허브국의 위상 등 장점을 바탕으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떠오른 베트남은 2030년 GDP규모(구매력평가 기준)가 지난해 중국(1만8120달러)과 비슷한 1만7988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지역의 중산층 규모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그리스중앙은행(BOG)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억54000만명 수준이었던 아세안 지역 중산층 인구는 내년에 2억2700만명으로 늘어난 후 2030년 5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5개국 스마트폰 점유율.  자료=IT시장 조사업체 캐널리스(Canalys)이미지 확대보기
동남아시아 5개국 스마트폰 점유율. 자료=IT시장 조사업체 캐널리스(Canalys)

◇ 삼성 “저가 중국산 스마트폰 맞서 동남아 시장 1위 수성”

삼성전자 등 국내 주력업체들도 고속성장을 구가하는 동남아시장 공략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력품목인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는 삼성이 자랑하는 혁신성을 등에 업고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동남아 시장에서는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동남아 주요 4개국인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오포와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부터 맹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과의 점유율 격차가 1~3%포인트 수준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중국 기업 공세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오포가 전체 20% 점유율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동남아 시장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비롯해 ·박닌·호찌민 등을 방문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하노이 도착 직후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면담한 것을 제외하고 일정 대부분을 베트남 현지 삼성전자 스마트폰‧TV·가전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전략을 구상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베트남 공장을 방문해 스마트폰 부진 탈출을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산 스마트폰을 견제하기 위해 현지 맞춤형 모델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달 10일 태국 수도 방콕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 A80’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삼성이 공개한 ‘갤럭시 A80’은 갤럭시 시리즈로서는 최초로 회전 카메라를 탑재했다. 스마트폰 전면부를 카메라 구멍 없이 디스플레이로만 디자인하고 후면에 4800만 화소 기본 카메라와 3D 심도 카메라, 초광각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셀피(셀카) 촬영을 위해 모드를 전환하면 후면 상단이 위로 올라가 카메라가 전면 방향으로 자동 전환하는 방식이다.

갤럭시 모델로서는 다소 생소한 카메라 탑재 방식을 채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동남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산 스마트폰 제품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와 오포 등은 지난해 회전형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등을 무기로 동남아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서 열린 ‘삼성 동남아포럼 2019’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 ‘QLED 8K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등을 무기로 동남아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달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서 열린 ‘삼성 동남아포럼 2019’에서 모델들이 삼성전자 ‘QLED 8K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초격차’ 가전 기술로 동남아 밀레니얼 홀려라”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등을 무기로 동남아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도 본격화 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이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에 능숙한 세대)들의 전면 등장으로 구매력이 높아졌고 저가 전략으로 맞서는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실제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는 대형 제품 등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냉장고 시장은 600리터 이상 대형 냉장고 시장이 매출 기준으로 연 평균 30% 후반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달 싱가포르 남부 센토사 섬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서 '삼성 동남아 포럼 2019'를 열고 자사 프리미엄 혁신 TV·가전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QLED 8K' 등 2019년 QLED TV 전 라인업을 공개하고 QLED 8K TV의 경우 98인치에서 65인치까지, QLED 4K TV의 경우 82인치에서 43인치까지 총 6개 시리즈 20여개 모델을 판매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패밀리허브' 냉장고, 600ℓ급 양문형 냉장고 신 모델 등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냉장고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자사 프리미엄 냉장고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냉장고에는 영하 1도에서 각종 식재료를 얼지 않게 하면서 기존 제품보다 2배 오래 신선 보관할 수 있는 '옵티멀 프레시존'을 냉장실에 적용됐다. 특히 동남아 소비자 평균 신장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기존 자사 제품보다 높이를 20cm낮춘 것이 특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동남아 냉장고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약 20%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프리미엄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삼성 제품이 동남아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