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6개월이라는 짧은 시기에 일어난 두 차례의 항공기 추락 사고는 모두 보잉 '737맥스 8'형 여객기의 운항 중 발생한 사고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고의 주원인은, 추락 방지를 위해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을 들 수 있고, 이에 대한 조작 방법을 조종사에게 주지하지 않았을 가능성 두 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2010년 에어버스는 베스트셀러 기종 A320의 업그레이드를 공표했다. 이어 등장한 새로운 기종인 에어버스 'A320네오'는 최신 개발 엔진을 장착하여 연비가 15%가량 개선될 뿐만 아니라, 조종사가 짧은 시간에 기체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어 항공사에게는 큰 도움을 주는 기체로 평가됐다.
이에 대항해 보잉은 A320의 경쟁기였던 보잉 '737-800'을 개조하는 방안을 내놓게 됐다. 물론 최대 과제는, 에어버스와 마찬가지로 연비를 개선한 엔진을 탑재하여 대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잉은 한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토대가 된 A320과 보잉 737-800 기체의 지상고의 차이다.
에어버스의 A320(왼쪽)은 기체와 지상이 일정 고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엔진을 그대로 대형화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보잉의 737-800(오른쪽)은 엔진을 그대로 대형화하면 지상에 너무 가까워 위험성이 너무 컸다. 결국 보잉은 엔진의 위치를 위로 이동시켜 동체가 거의 같은 높이로 개조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보잉 737맥스 제품군으로, 보잉은 목적대로 에어버스 A320네오 이상의 발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엔진의 위치를 이동함으로써 또 다른 문제가 부상했다. 무게중심이 위로 이동해 불안정해 지면서 상승 시 기수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문제였다. 상승시 기수가 너무 단번에 오를 경우 양력을 잃고 실속해 버리기 쉬운데, 이는 곧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