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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동산 신탁사업 ‘사활’ 왜? 은행지주 부동산신탁 사업 경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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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동산 신탁사업 ‘사활’ 왜? 은행지주 부동산신탁 사업 경쟁 가속화

하나-KB 선두 그룹 형성...신한-우리, 신탁사 인수로 추격 준비
-증권사 개인간금융(P2P) 플랫품의 확충 등 차별화, 부동산신탁 지각변동 예고

은행지주들이 부동산신탁에 관심을 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은행지주들이 부동산신탁에 관심을 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각사
은행지주사들이 비은행권 수익 확충을 위해 다양한 사업 확장을 시도 중이다. 부동산신탁 사업도 그중에 하나다.

은행지주 중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선두그룹을 달리고 있다. 가장 먼저 부동산신탁 사업을 운영한 곳은 KB금융지주다. 1996년 12월 주은부동산신탁에서 출발한 KB부동산신탁은 2002년 현재의 명칭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주은부동산신탁은 당시 금융권에서 최초로 설립한 부동산신탁회사로 주택은행이 납입자본금 1백억원을 출자해 만들었다.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된 뒤 KB금융지주의 부동산신탁 사업을 맡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자산신탁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04년 다올부동산신탁으로 출발한 뒤 2010년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나금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납입 자본금은 1백억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신한금융도 본격적인 부동산신탁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서 선두 그룹인 KB금융과 하나금융을 추격할 준비에 나섰다.

22일 금융권에 다르면 금융지주들이 부동산신탁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 사업의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금융권과 각사의 영업보고서 등을 보면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약 6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자산신탁의 영억이익은 577억원이다.

아시아신탁은 올해부터 자회사로 편입돼 신한금융 수익성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신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4억원이다.

국민과 하나에 이어 신한까지 부동산신탁사업에 뛰어들면서 은행지주간 부동산신탁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지주도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은행권 부동산신탁 사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지주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는 손태승 회장이 부동산신탁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 3일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과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힌바 있다. 국제자산신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10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 시장은 지난해까지 수익성이 좋은 사업 모델이었다”면서도 “부동산신탁은 건설 경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 당분간 수익성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익성이 둔화되고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됐고 신규 부동산신탁사도 3곳이 인가를 받으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 부동산신탁 업계가 은행지주 계열과 비지주 계열로 구분된 경쟁체제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개인간금융(P2P) 플랫폼의 확충 등 차별화, 부동산신탁 지각변동 예고

증권사 부동산신탁사가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 3일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3개사에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했다. 3개사는 6개월 내 본인가를 신청한 뒤 내년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장 빠르게 준비하는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주주인 한투부동산신탁이다. 특히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부동산신탁사 1위’라는 특명을 내리며 그룹의 든든한 지원도 확보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다른 계열회사들이 모두 순위권에 있는데 부동산신탁회사만 뒤쳐질 수 없다"며 “차입형 토지신탁이 본격화되는 2년 뒤 업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존에 기업간 거래(B2B) 중심인 부동산신탁시장을 기업과 개인거래(B2C)로 확대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주주인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인 카카오페이, 미디어월(다방)과 업무체휴를 통해 ICT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 서비스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 예가 개인간금융(P2P) 플랫품의 확충이다. 20-30세대도 소액으로 부동산신탁에 투자할 수 있는 ICT통합 플랫폼을 통해 부동산신탁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신영자산신탁의 경우 금전과 부동산이 연계된 종합자산관리 플랫폼 구축으로 차별화에 나선다. 안정적으로 ‘중위험 중수익’이 가능한 300~3000㎡ 규모의 중형부동산이 타깃이다. 전체 부동산 자산 중 중형급 비중이 37%를 웃돌지만 제도화된 금융 상품 및 서비스 부재의 약점을 집중공략할 계획이다.

대신부동산신탁은 리스크가 낮은 사업 쪽으로 기반을 마련한 뒤 특화사업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초기에는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부사채신탁 등 안정적 캐쉬카우를 확보한 뒤 도심 공원 폐 산업시설 조성사업 국공유지 개발 등 특화영역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증권사 신탁사의 시장진입을 낙관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시장규모가 큰 관리형 토지신탁업무를 영위할 수 있어 초기 진입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증권사 신탁사는 본인가부터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관리형 토지신탁을 바로 취급할 수 있다”며 “비교적 빠른 기간 내에 기존 은행계 부동산신탁사와의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