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후광효과' 용모가 대인관계 첫인상 좌우한다

공유
2


'후광효과' 용모가 대인관계 첫인상 좌우한다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마음산책(159회)] 후광효과의 허와 실

center
멋진 사람 옆에 있으면 멋져 보이는 후광효과가 있다.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심리도 바로 이 후광효과 때문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용모(容貌)이다. 같은 값이면 사람들은 당연히 매력적인 용모를 지닌 사람을 좋아한다. 대인관계에서 용모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후광효과’ 때문이다. ‘후광(後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물을 더욱 빛나게 하거나 두드러지게 하는 배경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즉 후광효과는 배경효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사람을 평가하는 데 그 사람의 배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리학에서 연구하는 후광효과는 ‘한 가지 좋은 특성을 가진 대상은 또한 다른 좋은 성품들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현상이다. 즉, 대상의 두드러진 특성이 배경이 되어 그 대상의 다른 세부 특성을 평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매력적인 용모를 가진 사람이 덜 매력적인 사람보다 더 인품도 좋고, 더 고위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도 바로 이 후광효과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사람평가, 배경에 영향 받는 게 상식
매력적인 사람 고위직 있을거라 생각

후광효과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사실상 아름다운 용모가 가지는 후광효과는 용모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용모와 지능은 아무 관련성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용모가 아름다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똑똑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기말고사에서 시험지 상단에 학생들의 사진을 붙인 후 채점하도록 하면,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들에게 좀 더 후한 점수를 부과한다.

실험을 통해 입증된 몇 가지 예를 생각해보자. 어른들은 똑같은 비행(非行)을 저질렀어도 매력적인 어린이가 저질렀을 때 용모가 변변치 않은 어린이보다 훨씬 관대한 처분을 내린다. 교사들조차도 동일한 성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어린이들이 더 똑똑하고 더 인기가 많은 것으로 평가한다. 학생들도 매력적인 여선생님이 가르치는 경우 더 재미있다고 평가하고, 더 뛰어난 교사라고 평가한다. 엄정해야 할 재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재판정에서도 동일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매력적인 피의자는 볼품없는 피의자보다 더 가벼운 형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변호사들이 자신이 변호하는 피고들에게 정장을 하고 용모를 말끔히 단장하고 재판정에 출두하라고 조언한다.

이처럼 신체적 매력의 후광효과가 여러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에는 취직이나 입시 등의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미용성형이 성행하고 있다.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체 성형 수술 및 미용시술 건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7위였지만 인구 1000명당 건수는 13.5건에 달해 인구 대비 성형 건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인구 대비 성형외과 의사 수 역시 우리나라가 1위다.

후광효과는 실생활에 지대한 영향
용모와 지능은 아무런 관련성 없어

이 외에도 후광효과는 우리의 실생활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다. 뛰어난 성적을 낸 운동선수는 성품도 좋고 가정생활도 행복할 것으로 가정한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렸지만 못 본 체하고 지나가는 모습에 크게 실망한다.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쓴 문학가들은 인품도 뛰어날 것으로 여겨져 문학과는 관련이 없는 각종 행사에 인기 강사로 초청되어 비싼 강연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추한 실제 생활이 세상에 알려지면 하루아침에 전과자나 파렴치한으로 전락하여 큰 충격과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후광효과로는 ‘방사(放射)효과’와 ‘대비(對比)효과’가 있다. 방사효과는 매력적인 사람이 내품는 후광 덕분에 함께 있는 사람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현상이다. 용모가 뛰어난 연예인과 함께 파티에 참석한 동반자도 역시 매력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유명인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런 사진들을 특별한 기념물로 간직하며 자랑하기까지 한다. 이처럼 특별한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도 그처럼 높은 평가를 받고, 자신의 인상(印象)을 좋게 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매혹적인 이성(異性)과 친하거나 데이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

선거철에 보면 현직이나 전직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기 위해 함께 나란히 서있는 사진을 선거홍보용 책자나 포스터에 싣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래서 다음 선거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대통령이나 유력인사의 옆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일반인들도 유명 연예인들과 팔짱을 끼거나 가깝게 밀착해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기도 한다. 이 모든 현상의 밑바닥에는 권력자나 유명인의 후광에 힘입어 자신도 힘이 있거나 매력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들이다.

TV에서도 이왕이면 매력적인 남자와 여자 아나운서들에게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한다. 이 전략도 매력적인 아나운서의 후광에 힘입어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연예인들은 미용성형을 할 뿐만 아니라 복장이나 용모를 매력적으로 하기 위해 전문적인 코치를 받기도 하고 많은 경제적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매력이 곧 밑천이기 때문이다.

비행도 매력적인 어린이가 행하면
변변치 않은 어린이보다 처분 관대


그러나 방사효과에는 한계도 있다. 방사효과는 함께 매력적인 인물과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나타난다. 만약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다고 해도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방사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두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대비(對比)효과’가 나타난다. 대비효과는 같이 있는 사람의 뛰어난 용모 때문에 옆에 있는 사람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각되는 효과이다. 평균적인 용모를 가진 대상이 매우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는 경우 방사효과와 반대로 덜 호감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효과에서 성차(性差)는 나타나지 않는다. 즉 함께 있는 사람이 여자인건 남자인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모두 매력적인 사람의 곁에 있으면 매력도가 떨어진다.

예를 들면, 남자 대학생들이 기숙사에서 매우 매력적인 세 여성이 주연으로 나오는 TV 드라마를 한 시간 시청하기 전과 후에 사람을 만나는 실험을 했다. 물론 이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두 명의 실험동조자들이 기숙사의 휴게실에 앉아있는 이들 대학생들에게 접근하여 토론을 위해 특정 여학생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평가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 사진의 여성은 이미 다른 남자 대학생들에게 보통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은 여성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세 미녀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를 방금 시청한 남자대학생들은 평균적인 매력을 가진 이 여성을 드라마를 보지 않은 남자대학생들보다 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실험은 대비효과를 보여준다. 왜냐하면 보통의 용모를 가진 사람이 방금 전에 TV에서 보았던 지극히 아름다운 대상과 비교됐기 때문이다. 만약 남자대학생들이 이 평균적 여성이 지극히 매력적인 남자연인과 함께 있는 것으로 보였다면 방사효과의 도움으로 훨씬 매력적으로 평가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방사효과가 나타나는지 대비효과가 나타나는지의 관건은 두 사람 사이의 친밀도이다.

후광효과가 여러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후광효과는 사실상 일종의 인지적 편향(偏向)이다. 때문에 실질적인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후광효과에 의한 착각은 곧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부모의 후광에 영향을 받아 자녀를 막중한 자리에 선출했다가 큰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선거나 인사선발에서 후광효과에 휘둘리지 않고 적절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left
한성열 고려대 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