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직전에 한화그룹이 최종 불참을 결정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이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롯데카드 매각전에 한화 불참…하나금융 인수 가능성↑
이로써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지주로서 자금력이나 시너지 등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기대돼 벌써부터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그동안 하위권이었던 하나카드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이 합쳐지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 전체적으로는 은행에 치우쳐있는 하나금융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카드 매각 가격 1조5000억원을 조달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 하나금융은 당장 인수 자금을 마련을 위한 1조원의 총알이 있다고 해도 나머지 금액을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나금융의 실적 등에 긍정적이라는 예상이다.
인수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과거에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시너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돼 하나금융에 대한 가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KB금융은 현대증권의 인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염가매수차익으로 실적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이외에도 신한금융그룹이 ING생명을 인수할 때나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을 사들일 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은 연구원은 "롯데카드의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지난해 기준)이고, 카드 산업에 대한 규제 강도로 투자자들이 불편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롯데카드, 하나금융 뒷배 "신용등급은 긍정적"…구조조정 가능성↑
무엇보다 재무적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 필수적인 신용등급 평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평가했으나 향후 하나금융과 같은 금융지주의 계열사가 된다면 신용등급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하나카드만 봐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노주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회사가 안정적 사업 기반을 갖고 있고,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롯데그룹의 지원가능성이 저하될 수 있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현재 매각이 진행중인데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계열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과 그룹과 사업연계성 등이 변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하나금융으로 롯데카드의 새주인이 바뀌면 신용도가 올라가 현재와 같은 '부정적' 등급에서 '안정적' 수준으로 등급 전망이 바뀔 수 있다"며 "다만 이 때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병할지 따로 경영을 할지 경영방식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주인이 사모펀드라면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이 거의 없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금융지주라면 신용도가 계열사 지원 측면에서 든든한 뒷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비슷한 선례로 여전업계의 아주캐피탈 경우 우리은행이 주주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새주인이 되면서 채권시장에서 후광 효과를 입었다. 최근에는 실적 개선과 자금 조달 여력이 커지면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상향 조정되며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됐다.
대신 롯데카드 임직원 입장에서는 하나금융의 일원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한화의 경우 카드 계열사가 없어 롯데카드의 인력이나 조직이 고스란히 넘어올 수 있으나 이미 하나카드라는 계열사를 갖고 있는 하나금융의 입장에서는 경영 효율성을 고민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직원수만 봐도 하나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 총 758명(계약직 포함 기준)으로 롯데카드 1708명과 단순 계산하면 2000명이 훌쩍 넘어간다. 이는 KB국민카드 1598명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 1위 신한카드 2632명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하나금융이든, 사모펀드 등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인수 후 내부 인력부터 조직까지 구조조정 문제를 들여다볼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카드업계는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고, 롯데카드는 자산 대비 수익성도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