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칼럼] ‘상저하고’와 ‘상저∙중저∙하고’

기사입력 : 2019-04-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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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발한 말씀’을 했다. ‘상저∙중저∙하고(上低中低下高)’다. 국내 경기와 관련된 ‘말씀’이었다.

박 장관은 상반기에 부진했던 경기가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며 ‘상저하고(上低下高)’를 강조했었다. 그랬다가 ‘상저하고’에 ‘중저’를 끼워 넣은 것이다. 중반기까지는 나쁘지만 이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 ‘상저하고’ 이야기가 모처럼 들리고 있다. 지난 주말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이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으나 하반기로 가면서 반도체 업황의 점진적 개선 등에 힘입어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발표다.

이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연례협의단을 만난 자리에서 수출 상황과 관련, “하반기에는 개선되어 연간으로는 작년 수준 이상으로 달성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저하고’과 ‘닮은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나라 경제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은 벌써부터 나오고 있었다. 경제계는 그 근거로 ‘착시 현상’을 들기도 했다. ‘반도체 호황’ 때문에 나라 경제가 수치상으로는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좋을 게 없다는 지적이었다.

올 들어 이 우려가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12월말 결산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 기업의 작년 영업이익이 6.72%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자그마치 ‘마이너스’ 13.51%였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데 투자를 하기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60대 그룹의 지난해 투자 규모가 3.1%, 3조1014억 원이나 줄었다는 CEO스코어의 집계도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형 투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투자가 위축된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착시’ 효과가 걷히면 수출 위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경연은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생산 20조 원, 고용은 5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정책의 전환’이 필요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되레 작년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강조했다. 연초 ‘새해기자회견’에서는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지 오래되었다”고 하기도 했다. 또, “여전히 경제성장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우리는 부와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면서 기업의 ‘기’를 꺾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정책도 바뀐 게 ‘별로’다.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유류세 한시 인하’ 정도다. 그밖에는 ▲생활 SOC 3개년 계획 ▲자영업자 지원 3종 세트 ▲무역금융 확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추경 편성 등 ‘돈 풀어서 해결’하겠다는 정책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그러는 사이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경기가 ‘둔화 단계’에서 ‘부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들어서만 2번째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2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 5.1점의 ‘낙제점’을 매기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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