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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북한이 시험했다는 전술무기는 무엇...합참"지상전투용 유도무기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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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북한이 시험했다는 전술무기는 무엇...합참"지상전투용 유도무기로 평가”

군 당국이 북한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사격시험을 한 신형전술유도무기가 지상전투용 유도무기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정은은 지난 17일 북한 국방과학원 야외 실험장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참관, 지도했다.

북한이 북한 정권 창립 70주년 기념식인 2018년 9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이 북한 정권 창립 70주년 기념식인 2018년 9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

합동참모본부는 19일 기자설명회에서 해당 무기에 대해 “지상전투용 유도무기로 평가하고 있으며 탄도미사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평가한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제원을 비롯한 정보 사안은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현지시간으로 18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시험한 신형전술유도무기가 탄도미사일과는 관련이 없고 이에 따른 미국의 군사작전상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번에 시험한 신형전술무기는 사정거리 30~50 km의 단거리 미사일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북한의 이번 시험은 북한 내부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열병식에서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로 보이는 차륜형 장갑차 탑재 단거리 미사일을 공개했다. 스파이크 미사일은 적외선 유도로 은폐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로 최대사거리는 25㎞다. GPS와 전자광학렌즈가 장착돼 자동추적과 미세 조정 등이 가능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인민군 항공 및 반 항공군 제1017부대를 찾아 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VOA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인민군 항공 및 반 항공군 제1017부대를 찾아 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VOA


박정천 북한군 포병국장이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 참석한 점을 비춰봤을 때 포병계열의 무기일 수도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무기 운용이나 시험에는 해당군의 지휘관을 대동했다.포병과 관련된 무기로는 신형다연장로켓포(MLRS)가 거론된다. 미국 매서추세츠공대(MIT)의 핵확산전문가인 비핀 나랑 교수는 CNN MLRS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MLRS의 경우 특수한 유도방식이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있어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또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과 궤적이 비슷한 KN-09(300㎜ 방사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과거 우리 군 당국은 300㎜급 대구경 방사포 발사시 즉각 발표를 해왔기 때문에 이보다는 사정거리나 파괴력이 낮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신형 순항미사일 계열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지상, 공중, 해상에서 각기 지상, 공중, 해상으로 발사 가능한 유도미사일을 개발해 사격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변형 가능한 전술 유도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각이한 목표에 따르는 여러가지 사격방식으로 진행한 사격시험에서는 특수한 비행유도방식과 위력한 전투부장착하였다'고 한 만큼 단순히 과거의 300mm 방사포로 보기는 어렵겠고 정말 새로운 순항미사일이 아닐까 한다"고 추측했다. 그는 특히 각이한 목표에 따르는 여러가지 사격방식이라 표현에서 이번 개발한 전술유도무기가 지상, 해상 공중 등 다양한 목표물에 대해 역시 지상 해상 공중에서 발사가 가능하다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지대지, 공대지, 함대지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지대함, 지대공, 공대함, 함대함 등으로 변형 가능한 단거리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그는 발사플래폼이 어디고 또 어디를 목표로 하는지에 따라 미사일 유형별로 비행경로가 다르고 탄두부분의 중량의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특수한 비행유도방식과 위력한 전투부장착'이란 표현이 나왔다고 봤다.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짧고 무거운 탄두를 탑재하는 것은 제한되나 유도를 통한 정확도가 매우 뛰어나다면서 우리의 현무-3 순항미사일이나 미국의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생각하면 좀더 빠른 이해가 될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현무-3는 지상발사 뿐만 아니라 함정과 잠수함 발사까지 가능하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AGM-109(공중발사형), BGM-109(지상발사형), RGM-109(함정발사용), UGM-109(잠수함 발사형)으로 구분된다.

김교수는 "저는 아무런 정보도 없다. 국방부(합참)이 받았다는 미국의 인공위성 자료도 없고 단지 현 상황과 북한이 발표한 내용만을 가지고 생각해 보면 과연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직후 김정은의 첫 무기시험 현지지도에 사거리 20km내외의 스파이크 계열 대전차용 미사일과 같은 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고 이처럼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고 호들갑을 떨까 하는 의심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 이제까지 대전차용 미사일 같은 근접 유도무기체계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설령 개량해 새롭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 정도 기술을 사변으로까지 이야기 할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 탄도미사일은 아니지만 북한이 이번에 시험했다고 밝힌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제 주장처럼 정밀 유도 능력을 보유한 우리의 현무-3와 같은 단거리 순항미사일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 그러나 저는 여전히 그럴 가능성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면서 " 최고인민회의 직후 북한이 인민들에게 보내는 최고지도자의 안보에 대한 신뢰감의 메시지라면 대전차용 정도로는 좀 약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이 미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북한의 계획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사격시험 전날 공군부대를 현지지도한 것을 포함해 이틀 동안 연이어 군사 행보를 보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특히 이번에 시험한 무기에 유도장치가 달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유도장치가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고도화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이날 RFA에 "이번 미사일 시험에서는 유도항법장치를 단 미사일을 시험했다고 하니까 북한이 아직 완성을 못한 능력을 고도화하는 측면의 실험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실험을 통해서 계속 고도화하면 당연히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에도 적용 가능한 기술이 되겠죠"라고 말했다.

대북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무력시위를 통해 안으로는 군부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이른바 ‘새로운 길’로 가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RFA에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경제적으로는 자력갱생, 외교적으로는 미국과 대척점에 서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군사적으로도 궁극적으로는 핵보유 능력을 과시할 것인데 현 단계에서는 연말까지는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재래식 군사력, 첨단 군사력을 강조하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