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글로벌 원유선물시장 주요주자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참여자 확대, 신뢰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상하이선물시장에서 원유거래가 이같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원유수입국으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유선물거래의 국제지표로는 뉴욕의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 런던의 북해 브렌트, 중동의 두바이 등이 있다. 모두 원유공급 포인트이고 달러기반이며 세계 원유시장의 가격형성의 중심이다.
앞으로 아시아의 수급을 반영하는 소비 포인트로 출범한 상하이시장 지표가 국제원유시장에 있어서 서서히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상하이시장이 실제로 국제지표가 되는 길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분간 국제지표를 대체할 수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우선 미주 등 공급포인트 시장에서는 생산자와 바이어, 트레이더 등 다양한 국제적인 참여자가 모여 엄청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상하이시장에서는 참여자의 90%가 중국 국내 관계자로 편중돼 있다.
예를 들면 지나 2016년 초 상하이 주식이 폭락했을 때 중국 정부가 시장에 강력하게 개입한 결과 해외투자자들이 중국 시장 전체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에 불안감을 갖게 됐다.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 이외의 참여자들이 대거 상하이시장에 참가할 전망은 희박하며 기존의 3대 국제지표를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
세계 최대 국제무역재인 원유를 거래하는 상하이선물시장이 실질적인 국제시장으로 정착한다면 런던, 뉴욕에 비견되는 에너지와 상품, 금융을 포함한 글로벌 거래중심지로 지위를 구축하게 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원유는 오랫동안 달러와 연계돼 왔지만 위안화 기반의 원유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세계지표가 된다면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항하는 통화로 위안화의 존재감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이 왕성한 구매력을 배경으로 중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상하이 원유선물시장의 과제는 시장의 신뢰성을 어떻게 높일지에 달려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