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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실적 줄고 임원 늘고" 지적에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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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실적 줄고 임원 늘고" 지적에 "죄송하다"


17일 열린 KT 화재 청문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최지웅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17일 열린 KT 화재 청문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최지웅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이석채 전임 회장보다 부족한 경영 능력과 성과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KT 아현지국 화재 사고 청문회에서 황 회장은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며 "최근 화재사고를 통해 여러가지로 반성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황 회장의 사고원인 은폐와 무능 경영에 대해 질타를 쏟아내며, 속 시원한 해명을 거듭 촉구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EO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사람인데, (황 회장은) 자꾸 책임을 회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황 회장이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원 비율이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취임 이후 전체 직원의 4분 1인 8304명을 퇴직시켰다. 25.5%를 내보낸 셈이다. 반면 임원은 늘었다. 2013년 이석채 전 회장 재임 시절 94명이었던 임원 수가 2014년 97명, 2015년 117명이 됐다. 속된 말로 일반 직원은 잘랐는데 임원은 안 줄었다."

임원 비율로 살펴보면 차이가 좀 더 명확해진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임원 비율은 평균 0.35%로 나타났지만 황 회장 체제로 넘어가면서 0.1% 늘어난 0.45%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이게 황 회장의 결정이라면 일반 직원과 임원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다르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며 "과연 리더 그룹이 일반 직원을 설득하기 위한 합당한 조치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질책했다.

경영 성과도 비교했다. 이 의원은 이 전 회장 재임 기간과 비교했을 때 연평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44%, 56%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평균 연봉은 16억4900만원에서 15억9600만원으로 약 3% 줄었다.

이 의원은 "경영성과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연봉은 거의 줄지 않았다"며 "거대 기업을 이끌어가는 총수로서 합당한 조치인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시가총액과 시장 점유율도 황 회장 체제에 들어서며 한층 악화됐다. 이석채 전 회장 재임기간 KT의 평균 시총은 약 9조8천억원이었다. 반면 황 회장 재임기간 평균 시총은 7조7천억원으로 21%나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27.6%에서 26.1%로 줄었다.

이 의원은 "시장 점유율은 물론 시총도 한때 LG유플러스에 추월당할 정도로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임 회장에 비해 나은 게 없는데 연봉은 전혀 안 줄었다"며 "이게 책임지는 CEO의 자세인지 의문이다"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성과에 비해 높은 연봉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 회장은 지금까지 연봉과 성과급을 모두 합쳐 120억원에 이르는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8천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고, 경영성과도 좋지 않았다면 모범을 보이는 측면에서 임원수를 줄이고, 본인 연봉도 줄이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황 회장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 회장은 "평가를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신뢰를 복구하고 회사와 직원들을 위해서 노력과 힘을 쏟도록 하겠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지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