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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학기업,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 불법 배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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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학기업,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 불법 배출 파문

LG화학‧한화케미칼 등 여수산단기업 6곳 환경부에 적발
LG·한화“책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한다”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국내 화학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을 대거 배출하다 정부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측정결과 값 조작 사례. (사진=환경부)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국내 화학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을 대거 배출하다 정부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측정결과 값 조작 사례. (사진=환경부)
LG화학, 한화케미칼 등 국내 화학기업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을 대거 배출하다 정부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여수 산단 기업 6곳 및 측정대행업체 4곳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적발된 기업은 ㈜엘지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1ㆍ2ㆍ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주)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또 이들과 공모한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측정대행업체들은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했다.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은 규모에 따라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자체 측정하거나, 자격을 갖춘 측정대행업체에 의뢰해 측정해야 한다.

환경청은 측정업체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거나, 1명이 하루 안에 측정할 수 없는 횟수를 측정했다고 기록한 8843건을 허위 측정으로 확인했다.

또 측정을 의뢰한 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도 확보해 측정값을 축소한 4253건을 적발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했다.
특히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도 1667건으로, 이 가운데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하였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또 염화비닐 등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량이 배출기준을 초과했지만 기준 이내인 것으로 조작해 강화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받지 않도록 피하는가 하면, 먼지·황산화물 측정값을 법적기준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부과금도 면제받도록 했다.

환경청은 이번에 적발된 기업 및 측정업체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지난 15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또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 보강수사를 진행해 추가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 업체로 지목된 기업들은 일제히 사죄의 뜻을 나타냈다.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부회장) 명의로 즉각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며 “퉁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건강영향 평가 결과에 따라 지역주민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화케미칼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에 관한 측정기록이 허위 기재된 사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