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이 발행한 최신 주주 소집 통지에 따르면, 자사 총수의 사적인 이동에 무료로 회사 소유의 비즈니스 제트기를 사용하고 있는 대기업은 총 59개사다. 이들은 평균 연간 30만6000달러(약 3억4700만원)를 비즈니스 외 비용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페이스북 외에도,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과 '애플' 등이 보안상의 이유로 일부 직원에 대해서 업무 외 사적인 용도로 비즈니스 제트기 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화학 기업 '다우듀폰(DowDupont)'과 식품 제조 업체의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 등은 총수에게는 언제든지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전용기를 사적 용도에서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대 기업 중에서도 총수에 대한 이런 과잉 '복리후생' 없이도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도 많았다.
투자 회사 '버크셔 헤서웨이'를 이끄는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은 사적인 이동에는 회사의 비즈니스 제트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Oracle)'도 사적인 이동에서의 이용은 금지하고 있지만, 업무에서의 이동에서 게스트 동승을 인정하는 등 효율적이고 청렴한 운영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제약 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은 한층 더 엄격한 대응으로 칭찬할만한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일반 정규직에게 제공되지 않은 복리후생은 총수를 비롯해 어떠한 간부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동업계 기업들 사이에서 이러한 복리후생의 과잉 폭이 깊은 사례도 묶을 수 있었다. 금융 대기업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몬 CEO는 16만 달러(약 1억8100만 원) 이상의 비즈니스 제트기 이용 혜택을 받고 있는 반면, '씨티그룹'의 마이클 코벳 CEO와 '모건 스탠리'의 제임스 골먼 CEO는 이용한 만큼의 비용을 자비로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액이 아니라 회사 측이 지불하지 않은 연료비 및 착륙료 등만 해당된다.
가장 후한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곳은 최고의 대기업만은 아니었다. 쓰러져 가는 부실기업도 총수를 위한 과잉 충성만큼은 대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지난해에 파산법 적용을 신청하고, 머지않아 시장으로 다시 복귀할 전망인 디지털 라디오 방송국 운영 회사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는 음악 전문 채널 'MTV'의 창시자이기도 한 밥 피트먼 CEO와 그 가족에게 지난해 70만 달러(약 7억9300만 원)가 넘는 회사 소유 제트기의 사적 이용을 허용해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대기업들 사이에서 이러한 부담액은 수천만 달러 단위의 CEO 보상 금액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더더욱 회사 측이 경비 및 보안상의 문제라고 생각하더라도, CEO들은 업무 외 여행 경비는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옳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드러난 거액의 자선기금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몸소 실천하는 바른생활이, 자사를 떠나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진정한 경영자가 되기 위한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