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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호(號) 출범 한진중공업, '부활 뱃고동' 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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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모호(號) 출범 한진중공업, '부활 뱃고동' 울릴까

오너일가 물러가고, '조선전문가' 이병모 대표이사 체제로

수십년간 오너일가가 경영했던 한진중공업은 지난 3월 이병모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새로운 한진중공업으로 출범했다. 수년간 한진중공업은 적자를 냈으며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부실해져 자본잠식이 발생함에 따라 조남호 회장이 책임지고 경영에서 물러난 것이다. 조선전문가 이 대표이사의 한진중공업 행보가 주목된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주총에서 2019년도 경영목표를 '경영정상화 및 새로운 출발'로 정하고 세부 경영방침을 ▲기초역량 강화 ▲수익성 중심 경영 ▲미래 성장기반 확보 등으로 설정했다.
한진중공업 이병모 대표이사 이미지. 사진=뉴시스
한진중공업 이병모 대표이사 이미지. 사진=뉴시스

조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후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배경에는 이같은 경영방침을 실시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어서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선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고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이래 대한조선 대표이사와 STX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한 ‘조선전문가’이다.

그는 취임식에서 "오랜 세월 대형 및 중형조선소 현장에 몸담으며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목표로 내실과 재도약 발판을 단단히 다져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업부문은 조선·건설·기타(부동산임대 등)로 나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상황이 가장 힘든 부문은 조선부문이다.

한진중공업 12기(2018년), 11기(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이미지. 사진=다트(dart) 한진중공업 사업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한진중공업 12기(2018년), 11기(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이미지. 사진=다트(dart) 한진중공업 사업보고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액은 843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8%를 차지한다.
이에 반해 조선 부문은 546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1%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마져도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한때 세계 10위권 내에 들었던 조선소가 현재는 회사 발목을 잡는 천덕꾸리기 신세가 된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의 값싼 노동력으로 조선소를 운영해 한진중공업의 건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선소는 숙련된 노동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초심자가 많은 수빅조선소에서 선박 인도일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고 설사 인도를 하더라도 추후에 많은 고장이 발생해 선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조 2636억원 당기순손실을 냈고 수빅조선소 여파로 한진중공업이 자본잠식 됐다.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주채권단으로 들어왔다.

채권단은 한진중공업 부실의 주원인을 수빅조선소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8개 국내은행과 4개 필리핀은행의 출자전환 이미지. 사진=다트(dart) 한진중공업 사업보고서
8개 국내은행과 4개 필리핀은행의 출자전환 이미지. 사진=다트(dart) 한진중공업 사업보고서

지난 3월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상증자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보통주 6874만1142주를 주당 1만원에 유상증자 했다. 국내 은행 8곳과 필리핀 은행 4곳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에서 특수목적선을 건조하며 성과를 내고 있고 현재 1조2000억원 상당 27척의 신조선 물량을 확보했다.

하지만 영도조선소에선 상선 실적이 전무하다. “대형상선을 건조할 만한 야드 부지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주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밝혔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야드 면적은 26만㎡(약 7만8000평)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400만㎡(약 120만평)인 것과 비교하면 협소한 규모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진출했던 것이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부산 신선대부두 일부와 해군작전사령부 인근 매립지 일부 등을 임대해 야드로 사용할 계획이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야드 확보를 위해 계속추진 중이고 협상해 나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때 최고 조선소중 하나였던 한진중공업이 얼른 경영정상화 되길 바란다”며 한진중공업 부활을 기대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