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국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현재 중국은 1980년대 초의 일본과 비슷하다. 당시 고도성장을 이룩한 일본은 해외에서도 '넘버 원'으로 평가받았다. '일본의 방식은 틀리지 않아',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밝아' 등의 분위기였다. 당연히 활기차고 소비도 활발하다. 패션도 해외 유명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가 몰려들었다.
히타치는 지난 1일까지만 해도 가전의 설계, 제조, 판매 서비스를 해왔다. 그리고 '히타치 어플라이언스'를 통해 에어컨 판매 서비스를 해왔다. 히타치는 이 히타치 어플라이언스와 '히타치 컨슈슈머 마케팅'을 합병시켜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Hitachi Global Life Solutions, 이하 히타치 GLS)'를 출범시켰다.
히타치 GLS의 주력 상품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공기 청정기다. 일반적으로 중국 전용 제품은 국내 언론에 발표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파격적으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공기의 질은 최악의 수준이다. 2018년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도시 지역의 평균 농도는 PM2.5로 제 15위다. 연간 평균 농도는 51μg/㎥로 일본 환경 기준 연평균 15μg/㎥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고 공기청정기는 필수품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규격 'AHAM'를 규범으로 자국의 규격을 만들었다. 그것이 2018년 봄부터 시행된 'GB규격(중국 표준 규격)'이다.
미국의 AHAM에서는 CADR(청정공기 공급률, clean air delivery rate)를 도입하고 있다. CADR는 1분에 어느 정도의 공기의 양을 깨끗하게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그러나 AHAM의 경우 실내 뿐만 아니라 오픈 스페이스도 고려한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방의 공기를 몇 분에 정화하느냐가 아니라 1분 동안 얼마나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한 지로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의 GB규격 요건에는 CADR 조건에 가세해 일본에서도 새로운 건재로 유명해진 '포름알데히드'의 제거도 규격화되어 있을 정도다. 중국의 맨션 아파트 등의 내장은 거의 새 건재로 포름알데히드가 많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건축법에 따라 포름알데히드를 규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공기청정기에 포름알데히드 규제를 지목하고 있다.
그 외 여러 가지 사항들이 규제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의 테스트 기관에서 인증테스트를 받아 인증 허가증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공기청정기를 중국에서 판매하려면 인증 테스트를 다시 받아야 한다. GB는 JEM보다 상당히 엄격하다.
김형근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