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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변화란 결국 관점을 바꾸는 것" 故 조양호 회장, '앵글 경영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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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변화란 결국 관점을 바꾸는 것" 故 조양호 회장, '앵글 경영론' 강조

카메라와 같이 관점의 변화로 기업의 혁신 추구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캘린더 만들어 매년 지인들에게도 선물해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직의 변화란 결국 관점을 바꾸는 것"

지난 8일 높은 하늘로 영원한 비행을 떠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앵글을 바꾸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카메라와 같이 관점의 변화로 기업의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인이었다.
조 회장은 사진 촬영에서 얻은 취미를 '앵글 경영론'으로 기업 경영에 접목시킨 바 있다. 국내외 출장을 떠나는 조 회장의 손에는 반드시 카메라가 들려있었다. 그는 어떤 목적의 여행이든 길을 나설 때면 항상 카메라를 챙겼다. 조 회장은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미 취항지를 중심으로 해외의 많은 곳을 찾아 여행에 적합한 곳인지 직접 확인하면서 베트남의 하롱베이, 터키의 이스탄불, 중국 황산 등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항공노선으로 개발해 성공을 이뤘다.

사진 취미가 일의 일부였던 조 회장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캘린더를 만들어 매년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캘린더 경영'도 펼쳤다. 조 회장은 평범한 눈으로 바라본 풍경 사진 한 장을 갖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캘린더를 선물해왔다. 조 회장은 지난 2001년 말부터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새해 캘린더를 제작해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 주한외교 사절 등 국내외 지인들에게 전달했다. 지인들은 "소중한 선물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1년 달력 첫 장에 "요즘 손자들을 보며 세상 사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나의 선친이 내 아들과 그랬듯이 나도 손자들과 함께 세상 구경 나설 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때 카메라를 통해 보는 세상이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는 것을 진정 알게 되겠죠"라는 인사말을 전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얻기도 했다.

또한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국내 및 해외 각지를 다니면서 틈틈이 촬영한 사진 중 124점과 이에 대한 해설을 260여 페이지에 담아낸 사진집을 출간했다. 이 사진집에는 하늘에서 지상의 풍경을 담아낸 다양한 사진을 비롯해 아름다운 하늘의 모습, 창공을 날아가는 새, 광활한 대지에 뻗은 길 등 글로벌 종합 물류 기업의 CEO로서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이 빼곡히 수록돼 있어 당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특히 조 회장은 사진을 나눔 경영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그는 사진에 대해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가진 재목이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유망한 사진가들의 든든한 후원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딴 '일우(一宇) 사진상'을 지난 2009년 8월 제정했으며, 2019년까지 10년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2010년 4월 서울 서소문 사옥 1층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 전시공간인 '일우 스페이스'를 개관했다. 이는 서울 도심 속의 문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작은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