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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폐질환 숨긴 이유?… 질병 핑계 삼는다는 비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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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폐질환 숨긴 이유?… 질병 핑계 삼는다는 비판 우려

지난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임원세미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진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임원세미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숨긴 사실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미국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치료받던 도중 별세했다"며 "평소 앓고 있던 폐질환이 최근 대한항공 주총 결과 등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측은 사인을 두고 갖가지 설이 나돌자 사망 발표 40여 분 만에 사인이 폐질환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조 회장의 폐질환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조 회장의 영장실질심사 당시 검찰에 '폐가 섬유화되는 병'이라고 밝힌 점을 미뤄 폐섬유화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폐섬유화증은 폐가 섬유화되면서 점차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담배를 오랫동안 피운 중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흡연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 회장이 6개월 전 마지막 공식 석상에 나타났을 당시 병세를 의심할 수 없이 건강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그가 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이 세간을 놀라게 했다.

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건너가 병원에서 폐질환 관련 수술을 받았다. 그룹 측은 조 회장이 수술 뒤 경과가 좋았고 몸이 회복하는 단계였는데 지난달 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총 결과가 나온 이후 경영권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숨긴 것은 당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여론이 워낙 나빠 질병을 핑곗거리 삼는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 곁에는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남아 미국 현지에서 병간호를 해왔으며, 지난 주말 조 회장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급히 미국으로 떠나 아내와 세 자녀가 모두 조 회장의 임종을 지켰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