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며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45년이 넘는 시간동안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정비를 비롯해 자재와 기획, IT, 영업 등 항공사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실무를 익혔다. 조 회장은 오일쇼크, 1997년 외환위기 등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시설·장비 가동률을 높이는 '역발상' 전략으로 오일쇼크 이후 중동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항공기를 매각하고 다시 임차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위기를 대비해 IMF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을 마련했다.
조 회장은 글로벌 항공업계 네트워크를 재정립한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하기도 했으며, 글로벌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인 국제협력기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최고정책심의 및 의결기구 '집행위원회' 위원이면서 11명으로 구성된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아 굵직한 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오너 일가를 겨냥한 여론과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 불발 등 부침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여러가지 논란으로 인해 완쾌됐던 지병이 다시 악화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 회장은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