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흔미건(墨痕未乾)’이라고 했다. 붓으로 쓴 글씨의 먹물도 덜 말랐다는 소리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오비맥주의 가격이 4일부터 일제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 후레쉬’ 355㎖ 캔이 2000원에서 2150원으로 7.5%, ‘프리미어OB’ 500㎖ 캔은 2700원에서 2850원으로 5.6%나 각각 인상됐다. ‘카프리’ 330㎖ 병 제품도 1850원에서 1950원으로 5.4% 올랐다.
오비맥주가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주요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기 때문에 편의점 가격도 오른 것이다.
아이스크림, 음료, 햇반 등 가공식품 가격도 속속 인상됐다.
롯데제과는 이달 1일부터 편의점 전용 ‘월드콘’과 ‘설레임’(밀크)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다. 편의점 가격이 1500원에서 1800원으로 20%나 치솟았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 제품 20종도 지난달 평균 12.1% 올랐다.
아이스크림은 작년 하반기 해태제과의 ‘부라보콘’을 시작으로 잇따라 인상했다.
편의점에서 팔리는 동원F&B의 ‘양반 쇠고기죽’도 3200원에서 3500원으로 9.4%, 광동제약 ‘비타500’ 180㎖는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가 각각 올랐다.
CJ제일제당의 ‘햇반’ 210g 제품도 1650원에서 1800원으로 9.1% 인상됐다.
지난 2월에는 빙그레가 우유값을 인상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바나나 우유’ 240㎖ 제품 가격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올랐다.
이같이 많은 제품가격이 오른 데다 인상률도 간단치 않다. 어지간한 제품의 인상률은 정부가 통계로 잡은 3개월 동안의 소비자물가상승률 0.5%의 자그마치 10배다.
국민은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사실상 작년 내내 물가 소식에 시달려왔다.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도 각종 제품값이 올랐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올 들어서도 ‘인상 러시’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