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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물량 급감 속 중소건설사도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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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물량 급감 속 중소건설사도 뒷걸음질

해외수주 금액 40%↓ 건수 16%↓ 동반하락...해외진출 중기도 감소

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 중소기업 진출지원 설명회'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 중소기업 진출지원 설명회'의 모습.
올들어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진출 건수 및 수주금액(계약 기준)이 전반적으로 급감하면서 중소 건설업체도 동반감소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해외건설협회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와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4일까지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건수는 1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6건)보다 29건(-16%) 줄었다.
수주금액도 같은 기간 기준 62억 8331만 달러로 집계돼 전년동기(103억 8994만 달러) 대비 무려 40%나 급감했다.

반면에 시공건수는 1691건으로 1년 전(1575건)과 비교해 116건(+7%) 늘어났다.

또한 진출국가 수(76→70개), 진출업체(247→211개), 최초진출 기업수(19→13개)도 나란히 뒷걸음질 쳤다.

전반적인 해외건설 실적 감소에 따라 해외진출 중소 건설업체 수도 최근 5년(2014~2018) 동안 해마다 줄어들었다.

2014년 해외건설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은 362개였지만 이후 ▲2015년 344개 ▲2016년 321개 ▲2017년 322개 ▲2018년 301개로 하락세를 보였다.

해외건설협회에 신고된 해외건설업 중소기업은 총 6916개에 이르지만, 실적을 올린 기업의 비중은 4.4%로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해외진출 저조로 중소 건설업체의 수주금액도 덩달아 감소해 2008년 72억 달러로 최고정점에 오른 이후 하향곡선을 그려 지난해 18억 달러를 기록, 10년 만에 4분의 1 토막으로 꼬꾸라졌다.

해외건설협회 수주지원센터 이용광 센터장은 “전체 해외수주에서 2010년 수주량 최고점을 찍은 이후로 계속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해에 소폭으로 수주량이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중소 건설업체의 경우, 대기업의 하청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70~80% 이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형건설사의 수주량이 줄어들면서 중소 건설사의 수주량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와 건설업계가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 중소기업 진출지원 설명회’에서 주제발제자로 나선 오동엽 해외건설협회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 자문위원은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정확한 자체역량 평가와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체의 자금력·기술력·정보력·관리능력 중요성을 강조한 오 위원은 “해외진출 실패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상기시킨 뒤 “이는 무리한 저가수주, 문제발생 은폐, 의사소통 난맥상, 구성원 간 신뢰 실종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은 이같은 해외진출의 애로에도 불구하고 중소 건설업체의 성공사례였다.

설명회에서 성공사례를 소개한 중소 건설업체는 ㈜지앤에스(GNS)기술, ㈜리트코(RITCO), ㈜신보 등 3개사였다.

지앤에스기술의 해외사업 실적. 자료=해외건설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지앤에스기술의 해외사업 실적. 자료=해외건설협회


지앤에스기술은 정보통신망 구축과 인프라 고도화 사업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일궈낸 성공 경험을 공유했다.

지앤에스기술 허승표 부장은 “베트남·방글라데시·말레이시아·폴란드·앙골라 등 5개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사업망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위성망 인프라 구축사업을 성공사례로 소개했다.

지앤에스기술은 한국제품 인지도가 높은 말레이시아에서 2015년부터 4년 이상 위성망 구축사업을 추진한 결과, 조호바루 등 현지 4개 도시에 위성망을 구축하는 타당성 조사에 10억원 실적을 올린데 이어 본공사 예상 수주액 440억원도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사례인 리트코의 경우, 김건 부회장이 해외진출 사업을 소개했다.

리트코가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진행중인 터널공사. 사진=해외건설협회이미지 확대보기
리트코가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진행중인 터널공사. 사진=해외건설협회


리트코는 인프라와 산업플랜트 분야의 첨단기술 종합솔루션 제공업체로 터널·도로·지하철·철도 등에 환경과 안전기술 시스템 개발을 세계 각국에서 수행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199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리코트가 기반시설 통합시스템·산업용 플랜트 측정 등 다양한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개발해 500개 이상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진행했다”면서 “특히, 아랍에미레이트(UAE) 알러프 터널과 버스정류장,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지하철 3호선 7개 역사 기계전기설비공사 등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0여년 동안 전기 및 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을 펼쳐온 신보는 국내뿐 아니라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카타르 국립병원 전기공사를 맡아 처리했고, 베트남에서는 스마트폰공장, 디스플레이공장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 실적을 올린 사례를 소개했다.

신보는 최근 우즈베키스칸,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 대기업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전기·계장 공사를 무사히 마친데 이어 현재 중국을 포함한 총 7개국 해외 현장에서 해외사업을 왕성하게 전개하고 있다.

신보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성공적으로 마친 플랜트공사. 사진=해외건설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신보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성공적으로 마친 플랜트공사. 사진=해외건설협회

한편, 해외건설협회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는 경험 부족과 정보력 부재, 관리능력 부족, 전문인력 부족, 보증문제 등으로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정부의 지속적인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건설협회는 현재 중소기업의 체계적인 해외건설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전문가 자문위원 파견 컨설팅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으며, 실무정보 제공을 위한 설명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