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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애큐온저축은행·캐피탈 매각한다...美사모펀드 JC플라워, 보유지분 정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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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애큐온저축은행·캐피탈 매각한다...美사모펀드 JC플라워, 보유지분 정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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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가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의 매각을 위해 자료수집 등 실사단계를 거쳐 매수자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을 매각할 때처럼 회사를 통해 각종 상품 등 다양한 자료를 요청해 수집하는 단계"라며 "공개 매각은 아니고 인수 의향이 있는 매수자 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아직 실사를 나오는 등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매각 움직임이 있는 것은 맞다"며 "매각 대상자는 아직 특정해서 말하기 조심스러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에 애큐온캐피탈과 저축은행의 매각이 완료되면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 최대 주주 등극 이후 약 3년여만에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다.

제임스 크리스토퍼 플라워즈(James Christopher Flowers)가 회장으로 있는 JC플라워는 세계 곳곳의 기업들에 투자를 하는 미국계 사모펀드다. 2015년 8월 현재의 애큐온캐피탈인 'KT캐피탈'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국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 현재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 지분 81.87%를 보유하고 있다.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한지 1년 후인 2016년 7월에 JC플라워는 애큐온캐피탈을 내세워 에슐론으로부터 HK저축은행의 지분 98.64%를 사들였다. 에슐론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다. 자금은 당시 애큐온캐피탈의 내부 자금과 메리츠종금증권의 투자 등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JC플라워는 인수 직후인 2016년 하반기에 KT캐피탈을 애큐온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한 직후 HK저축은행도 애큐온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매각 작업의 최대 변수는 가격이다. 지분 매각시 JC플라워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가능성이 큰데, 현재 매각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다. 다만, JC플라워가 애큐온캐피탈과 저축은행을 사올 때 가격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당시 JC플라워가 애큐온캐피탈을 2980억원을 주고 사들였는데, 그 사이 애큐온캐피탈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몸값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2017년 1월 두산캐피탈을 흡수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고 직원수를 늘리면서 리테일을 강화해왔다. 그결과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5조원이 넘는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연결 기준 952억원을 기록해 JC플라워 지분 인수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은 들쑥날쑥하지만 지분 매입 당시 2000~2300억원을 들여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애큐온캐피탈까지 포함한 매입가를 감안하면 적어도 5000억원은 훌쩍 넘는 가격이 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5억원으로 전년도 252억원에 비해 30.5% 급감했으나 총자산은 2조원이 넘어 저축은행업계 10위 안쪽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캐피탈사와 다르게 저축은행은 매각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각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업종은 차이가 있지만 일례로 KT나 카카오 등도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대한 고민이 깊고, 2017년 12월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시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내부 문제 등으로 현재 멈춰있는 상태다. 상상인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내부 문제 등으로 중단됐다가 재개돼 어렵게 통과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매각에 대해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실무근"라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