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불청객' 미세먼지에 고민 깊은 정유업계

공유
0

'불청객' 미세먼지에 고민 깊은 정유업계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글로벌이코노믹 박상후 기자] 최근 바람이 약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봄이 다가오면서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 규제를 전면 폐지하고 경유세 인상을 검토해 정유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 등 국회에서 이송된 미세먼지 관련 3개 법 개정을 의결했다. 이번에 의결된 법 중 LPG의 자동차 연료 사용제한이 폐지돼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적은 LPG 차량 보급이 확산될 전망이다.
LPG 차량의 가장 큰 장점은 연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2일 한국 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각 연료 평균 가격은 휘발유 1390.43원, 경유 1288.77원으로 LPG 가격(797.18원)보다 약 60% 비싸다. LPG는 경유와 휘발유에 부과되는 교통세와 주행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이나 유전에서 생기는 가스에 압력을 가해 액체로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싼 편이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경유세 인상도 검토 중이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 특별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경유세 인상 권고 내용을 담은 '재정개혁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강병구 재정개혁특위 위원장은 "미세먼지 저감과 환경보호를 위해 친환경적인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휘발유의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올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꺼낸 대책이 효과가 미미하거나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유와 휘발유차 대신 LPG 차량을 늘리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지난 2009년 진행한 '차량연료별 배출가스 실증 연구 결과'에 따르면 LPG차는 1km당 196.5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경유(183.4g), 휘발유(191.8g)와 비교해 각각 13.1g, 4.7g 더 배출한다. 또한 LNG발전 비중 확대로 인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량이 증가하면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 부담이 커진다.

특히 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 없이 서민 부담만 늘린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김갑수 동국대 교수는 "최근 경유차와 경유 소비량이 늘었지만 관련 미세먼지는 감소했다"며 "경유세가 10% 오르면 중소·영세 운송업자 22%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경유세 인상을 통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크지 않다"며 "유류세는 세금을 인상해도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역진세로 미세먼지 감축을 목적으로 하는 경유세 인상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후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