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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리디노미네이션 준비는 되어 있지만 혼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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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리디노미네이션 준비는 되어 있지만 혼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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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글로벌이코노믹 한현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리디노미네이션(화폐액면단위 변경)' 논란과 관련, "장점 못지않게 여러 가지 부작용과 단점도 있기 때문에 컨센서스가 없이 정책을 추진하면 의구심만 키울 수 있고 불필요한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으나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말한 것은 아니고 그런 논의가 이뤄질 여건이 됐다는 측면에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부에서 연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원욱 민주당 의원 질문에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며 “그러나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따르기 때문에 논의를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주요국의 경제적 불확설성이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대외여건 변화와 전개방향, 그리고 그간의 국내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다시 짚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는데,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또 유럽중앙은행은 현 수준의 정책금리 유지 기한을 올해 여름에서 연말까지로 늦췄고, 일본은행도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고, 최근에는 유럽연합이나 일본과도 무역협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브렉시트 문제도 당초의 탈퇴 시한을 일시 연장했지만 아직 영국 의회 내 이견이 커 언제 어떠한 형태로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중국과 유로지역의 성장세 둔화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지난달 하순에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가 상당 폭 하락하고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일부 취약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큰 폭 절하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주요국에서 장·단기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는 반면, 경기 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일시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경기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의 성격이 강하고 하반기 이후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라며 "최근 며칠 새에는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조금 늦춰지거나,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경계헀다.

이 총재는 또 "저인플레이션은 금융위기 이후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어나는 공통된 현상"이라며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임금 상승률이 크지 않은 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현주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