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데팔마라는 한 고생물학자가 6년간의 발굴을 통해, 마침내 그가 오랫동안 궁금해 왔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노스 다코타주의 중심지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악명 높은 (소행성충돌로 인한) 대량 멸종 시기에 일어났던 사건들 중 가장 좋은 증거가 될 선사시대 고생물들의 ‘킬링 필드’를 찾는데 성공했다. 그는 66000만년전 지구와 충돌해 지구상 생명체의 75%를 초토화시킨 소행성으로 인해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묻힌 고생물들이 대량으로 묻혀있는 화석묘지를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이곳에서는 화석화된 물고기, 식물, 포유류, 곤충, 해양 파충류, 그리고 트리케라톱스의 일부분이 서로 겹쳐져 있어, 30피트 높이의 쓰나미로발생한 물벽이 경관을 녹이고 모든 생물들을 묻어버리는 순간을 영원히 보존하고 있었다.
피직스닷오알지는 29일(현지시각) 버클리대 등의 발표논문을 인용, 당시 소행성이 멕시코 칙술루브지역을 강타한후 몇 분 만에 거대한 쓰나미가 미국 노스다코타 지역을 강타해 생긴 이같은 대규모 고생물 집단 묘지를 발굴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 지역이 당시 사건이후 처음으로 발견된 대규모 집단 무덤이라고 말한다.
팜 비치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 큐레이터인 데팔마는 “지구상의 그 어떤 K-T(백악기-제3기(백악기말)) 경계 구역에서도 다른 시대의 유기체들과 다른 단계의 생명체들로 구성된 그러한 화석들이 함께 모여있는 곳을 찾을 수 없다. 이 모든 생명체들이 같은 날 동시에 죽었다”고 말했다.
백악기 동안, 헬 크릭 층에는 모사사우르스부터 암모나이트로 불리는 달팽이 같은 두족류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선사시대 생명체들이 있는 내륙바다가 있었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6600만년전 수천km 걸쳐 충돌하면서 쓰나미 같은 파도를 일으켰고, 그것은 일시적으로 근처의 강 흐름을 역전시켰고, 수백, 심지어 수천 마리의 철갑상어들을 육지로 던져버렸다. 그곳 모래톱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물고기들은 소행성의 충격으로 녹아버린 바위로 만들어진 텍타이트(흑요석 천연유리질)라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유리구슬을 맞았다. 철갑상어 아가미에는 텍타이트가 박혀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들이 물 속을 헤엄치면서, 입을 벌리며 먹이를 뜯어먹을 때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충격의 첫 직접 피해자”라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을 헬 크리크 층의 화석화된 죽음의 침상에서 볼 수 있다.
워싱턴 대학 지구 우주과학 교수인 마크 리처드는 “그것은 마치 백악기 말의 박물관이 1미터 반 두께의 층에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데팔마는 지난 2013년부터 헬 크리크 층을 파 왔다. 그의 팀은 이후 몇 년 동안 백악기 묘지에서 물고기, 불탄 나무 줄기, 침엽수 가지, 죽은 포유류, 모사사우르스 뼈, 곤충, 트리케라톱스의 부분적 시체, 다이노 플라겔라테스라고 불리는 해양 미생물, 암모나이트를 확인했다.
연구원들은 쓰나미가 이 지역을 두드린 후 10분 이내에 그 지역의 내해를 강타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동안 텍타이트들은 160~320km의 속도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시셰(seiches)라고 불리는 최소한 두개의 거대한 파도가 있었고, 결국 그 사이에 그 곳에 있는 불운한 생물들 위에 1.8m 이상의 퇴적물을 떨어뜨려 덮어버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시셰는 부진동파(副振動波)로서 역시 쓰나미의 일종이다. 이 두꺼운 퇴적물은 이리듐이 풍부한 점토층으로 밀폐돼 있는데, 이 물질은 지구에서는 드물지만 소행성과 혜성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물질이다.
데팔마는 “소행성이 멕시코 칙술루브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쓰나미는 분명 잘 문서화되어 있지만, 아무도 그같은 것이 얼마나 먼 내해로 들어갈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놀라운 발견은 이른바 K-T 경계, 즉 백악기 말기와 3기시대의 시작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헬 크리크 층에서 서로 쌓여 화석 형태로 보존된 시체는 소행성이 멕시코 칙술루브에 충돌한 데 따른 광범위한 황폐화의 한 부분일 뿐이다. 소행성이 충돌했을 때, 그것은 결국 지구상 생명체의 75%를 파괴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