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미국 달러의 지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환보유고 자산 다각화를 급속히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미국 국채를 매각하고 금을 사들였다. 러시아의 금 사재기는 두 마리 토끼잡이라고 풀이된다. 다량의 금은 경제 위기 시 충격으로부터 러시아 경제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가 가하는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금은 러시아 외환보유고 중 약 20%에 육박하는 반면 달러 자산은 2017년 46%에서 현재 22%로 하락했다.이들 달러 자산은 러시아의 대외교역을 위해 필요한 부문이다.
러시아가 이처럼 많은 금을 살 수 있는 것은 최근 유가상승으로 금을 살 실탄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다 러시아가 주요 금 생산국이어서 가능하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금 생산량과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조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는 지난해 약 300t의 금을 생산했는데 중앙은행이 274.3t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이 매수한 금 651.7t의 근 절반에 가까운 양이다. 그만큼 러시아의 금 갈증이 심하다는 뜻이다.
러시아의 금 매수는 금값 상승에 따른 외환보유고 평가액 증가라는 과실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중순 온스당 1196달러였던 금 값은 지난달 28일 1327달러에 이르렀다가 39일 온스당 1298. 5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하면 러시아가 금 매수로 약 100억 달러의 평가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