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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해군과 보잉, ‘무인 잠수정’시대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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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해군과 보잉, ‘무인 잠수정’시대 앞당긴다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미국 해군과 방산업체 보잉이 초장거리 무인 잠수정(Extra Large Unmanned Undersea Vehicles·XLUUVs)인 오르카(Orca) 도입을 위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해군은 오르카 도입을 위해 보잉에 4670만 달러 규모 수정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인 잠수정 개발 계약자는 보잉으로 낙점됐다. 머지 않아 로봇 잠수함이 수중을 누비는 날이 올 것 같다.

보잉 수중드론 오르카. 사진=더내셔널인터레스트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수중드론 오르카. 사진=더내셔널인터레스트

방산 전문 온라인 매체 '디펜스블로그'와 제인스디펜스닷컴 등은 29일(현지시각) 이같이 전하면서 총 5척을 도입하는 오르카 무인 잠수정 사업의 총 계약규모는 2억 7440만 달러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오는 2022년 12월 말 종료된다.

앞서 미 해군은 지난달 13일 보잉과 4300만 달러 규모의 오르카 드론 4척 건조와 시시험, 인도 계약을 맺었다.

오르카는 기존의 무인 잠수정과 달리 모선 없이 자율로 항해하며 한 달 이상 장시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중 드론이다.

항해가 가능한 거리 역시 6500해리(약 1만2000km)로 기존의 소형 무인 잠수정보다 훨씬 길다.

오르카는 보잉이 개발한 장거리 무인 잠수정 '에코 보이저(Echo Voyager)'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모듈식으로 건조된다.

에코 보이저는 길이 15.5m의 무인 잠수정으로 현재 개발된 무인 잠수정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수중에는 디젤엔진 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로 움직인다. 내부에는 10.4m의 임무 모듈이 있어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기를 탑재할 수 있다.

오르카는 자율 항해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의 관리 없이 장시간 단독 작전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무인 잠수정과는 다르다. 미 해군이 개발하는 수상 무인 선박인 씨 헌터(Sea Hunter)와 비슷하다. 수상함인 씨 헌터는 3개월까지 단독으로 자율 항해를 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국 해군은 구체적인 임무는 밝히지 않고 있다.그러나 기뢰 제거, 대함전, 전자전, 타격임무와 같은 군사 분야는 물론 해저 시설 관리, 과학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이 로봇잠수함, 수중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군의 잠수함 전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일례로 중국 인민해방군은 수중 배수량 2500t급 잠수함 17척을 포함해 디젤 전기잠수함 50척, 핵추진공격잠수함 6척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디젤 잠수함은 한 척도 없다. 핵추진 공격잠수함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해군 측 요구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미 해군은 2016년 말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 66척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3년 뒤인 2019년 현재 보유대수는 51척에 불과하다. 더욱이 잠수함들의 퇴역이 진행되면서 2028년 핵추진 잠수함은 최저 42대로 줄어들 수 있다. 잠수함 공백을 로봇 잠수함으로 채우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로봇 잠수함이 바다 위와 아래에서 활약하는 미래가 현실이 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