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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김의겸에게 청백리를 요구할 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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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 김의겸에게 청백리를 요구할 순 없지만

흑석동에 25억 상가 매입, 한 달 이자만 수백만원 나가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흑석동 상가 매입 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한겨레신문 출신답지 않다. 물론 재테크는 자유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조선 중앙 매경이 기사를 다뤘다. 기사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한겨레와 경향에는 기사가 안 보였다. 재산이 적은 게 자랑일 수는 없다. 그래도 김의겸의 부동산 투자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다. 공직자이기에.

나는 김의겸을 잘 안다. 그와 함께 법조를 출입하기도 했다. 한겨레 안에서도 정의로운 기자로 통했다. 기자로서의 능력 또한 인정받는 친구다. 그런데 이번 보도를 보면서 많이 실망했다. 김의겸다운 처신이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아마 한겨레 기자들도 김 대변인의 이 같은 재산 보도에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
김 대변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전세를 살았고, 청와대 관사를 떠나 또 다시 남의 집에 살고 싶지 않다는 소회도 밝혔다. 팔순의 부모님을 모셔야 하기에 큰 평수의 집을 장만하고 싶었다고 했다.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 규모가 만만치 않다. 전세를 살던 사람이 25억대의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하면 좋게 보겠는가. 김 대변인이 기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이 문제를 짚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묻고 싶다.

아마 조선 중앙 매경 이상으로 비판했을지도 모른다. 이 또한 내로남불로 비친다. 적어도 청와대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적절치 않다. 김 대변인이 어떤 해명을 하더라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투기 이하로는 비쳐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점도 감안했어야 옳았다. 더군다나 청와대의 입인 대변인이다.

김 대변인은 28일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또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 다른 할 일도 많은데, 자기 일로 이슈가 터진 까닭이다. 10억 안팎의 건물이라면 모르겠다. 20억이 넘는다. 이것을 갖고 통이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은행빚만 10억이 넘는다고 한다. 그럼 이자만 수백만원에 달한다. 1급 공무원 수입으로 감당하기 쉽지 않은 금액이다. 그래서 더 오해를 산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무원은 청렴해야 한다. 지금 인사청문회가 끝난 7명의 장관 후보자들을 보자. 모두 청렴과는 거리가 멀다. 옛날 공직자들은 청빈의 대명사로 불린 적이 있다. 가난해도 부끄럽지 않았다. 청백리상을 주기도 했다. 청와대 대변인부터 투자의 달인이라고 하면 뭐라고 말하겠는가. 현재 그렇게 비쳐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내 경우를 들어본다. 기자생활 만 30년을 했다. 1987년 결혼한 뒤 1993년 초 이사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현재 아파트 재건축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요즘 거래되는 아파트 시세는 평균 6억6000만원. 여기에 1억 대출까지 끼고 있다. 내가 무능해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 재산 적음이 죄는 아니기에.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