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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흐르는 대한항공·한진칼 주총, 조양호 건재함 과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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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흐르는 대한항공·한진칼 주총, 조양호 건재함 과시할까?

27일·29일 주총 앞두고 결집에 나선 조양호
조 회장 일가 부정적 여론 속 경영권 ‘수성’?

[글로벌이코노믹 민철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뉴시스 제공>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건재함을 과시할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와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한시름 놓게 됐지만 오는 27일과 29일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CGI의 주주제안에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안전 상정 자체가 차단됐지만 조 회장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남아있다.

대한항공 주총에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와 한진칼은 석태수 대표의 재선임과 국민연금이 제안한 정관변경 등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KCGI 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오르지 못하지만 조 회장 일가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대로 확산된 만큼 국민연금과 외국인 및 개미 투자자들이 반기를 들 경우 조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

‘땅콩 회항’의 당사자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이어 ‘물컵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조현민 전 전무,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행’ 등 한진 일가의 갑질 민낯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비난의 여론은 여전한 상태다.

현재 조 회장관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대한항공 지분 33.35%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11.56%를 확보하고 있다.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대한항공 정관에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조 회장의 재선임 반대를 위해선 국민연금을 포함해 60%의 주주가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 이는 주주참석 100%를 가정해서다. 그러나 33.35%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조 회장측 주주가 총동원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론 조 회장의 우세가 점쳐지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26일 오후로 결정을 미룬 상태다. 전날(25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이를 두고 논의했지만, 위원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앞서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기권’표를 던진 터라 대한항공에도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 투표를 권고한 바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가 진행하는 조 회장 연임 반대를 위한 의결권 위임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칼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안'과 석태수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두고 조 회장측과 국민연금, KCGI가 대결에 나선다.

국민연금은 주주제안을 통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정관변경안을 제안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현재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이 재판 결과에 따라 이사 자격 박탈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 회장 측근인 석태수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통과 여부도 관심사다. 석 부회장 연임안은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한진칼 2대 주주(10.71%)인 KCGI가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지만 조 회장과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을 고려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민철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