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자동차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쌍용차는 이달 초부터 자사의 대리점, 영업소, 전시장 등 영업점에서 수수료 인상폭이 크다고 판단한 현대카드의 결제를 막고 고객들에게 관련 안내를 하고 있다.
쌍용차가 일부 카드사의 대리점 결제를 막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달 초는 카드사들이 일제히 자동차업계에 인상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한 시점이다.
카드사들은 쌍용차에 대해 종전보다 약 0.1%포인트 높은 2.0~2.1%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쌍용차는 현대자동차와 같은 1.89%대의 수수료율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낮춰주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 가맹 계약 해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실제로 쌍용차가 대리점에 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를 받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향후 가맹 계약 해지를 위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식적으로 공문을 통해 현대카드와 가맹 계약을 해지한 것은 아니지만, 협상이 완료되기 전부터 고객들이 현대카드로 결제를 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사 전산시스템상으로는 지난 22일까지 쌍용차에서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적으로 공문을 통해 가맹 계약 해지를 밝혀온 바 없다"면서 "대리점 등에서 일부 카드 결제를 받지 않는 것은 가맹점의 소관이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수수료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향후 수수료율이 조정되면 소급 적용을 안해준다는 현대카드의 결제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보통 수수료율을 올리는 과정에서 향후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이 조정되면 그동안 높게 받았던 수수료에 대해서는 차액을 돌려주는데 현대카드는 이마저도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는 설명이다.
쌍용차와 카드사의 가맹 수수료 갈등으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카드사에 따라 혜택은 차이가 있지만 카드 결제를 통해서 캐시백 혜택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많다. 또 당장 목돈 마련이 어려운 소비자들은 카드 결제를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보통인데, 일부 카드의 결제가 안된다면 그만큼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