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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IT 발전 ‘숨은 공로자’ 섹스산업 종사자들 가상통화 영역으로 이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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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IT 발전 ‘숨은 공로자’ 섹스산업 종사자들 가상통화 영역으로 이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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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종래의 결제플랫폼 회사들이 성인(섹스)산업으로부터 꼬리를 감추고 도망치는 가운데, 넷 성인물 출연자들은 ‘디지털통화’라고 하는 하이테크의 영역으로 이동 중이다. 성인산업에 특화한 결제토큰업체 ‘인티메이트(Intimate)’의 정보주임은 “인터넷의 탄생과 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도 성인산업이었다”고 단언한다.
대형 크레디트회사나 결제플랫폼은 대부분 성인산업에 대한 결제수속을 ‘거절’하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성인물 콘텐츠도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라이브 캠’ 등 성인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채팅레이디 같은 여성들은 고객이 지불한 돈을 받으려면 전용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이런 사이트는 경쟁이 치열하고 그중에는 랭킹방식을 도입해 온라인 체류시간을 토대로 여성들의 순서를 조정하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온라인 상태로의 대기시간이 길면 길수록 랭킹의 순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상태인데도 팁을 못 벌면 1시간 간격으로 순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랭킹순위가 낮아지면 돈을 벌 기회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랭킹을 올리기도 쉽지 않아진다. 그런 까닭에 트위터 상에서 가상통화로 운영하는 동영상 채팅사이트를 이용하게 된다.

고객들은 ‘스팽크체인(Spankchain)’이란 블록체인 방식의 결제플랫폼을 사용해 ‘SPANK 코인’이란 티켓을 구입한다. 현시점에서는 아직 베타 판이지만 성인산업에 특화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이 코인은 지난 2017년 11월23일 런칭 됐으며, 10억 개가 발행된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성인산업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 코인중 하나다

미국의 유명 에로여배우 제니스 그리피스가 2017년 온라인잡지 ‘미디엄(Medium)’에 쓴 기사에도 나오듯 ‘스팽크체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에로배우들은 자신의 재무상황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녀는 기사에서 “스팽크체인이 있으면 결제업체, 중개업자를 거치지 않게 돼 더 많은 수입이 들어오며, 출연자는 일의 방법이나 향후 본연의 자세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경력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은 ‘궁극의 힘’이라고 그 효용성에 찬사를 보낸다.

또한 가상화폐로 결제함으로써 창조적인 면에서도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크레디트 결제에 대응하고 있는 인기 동영상 채팅사이트 ‘매니비즈(ManyVids)’는 모든 종류의 패치 행위, 카메라 앞에서의 졸음 등을 이용규약에서 금지하고 있다. 출연자의 업로드 규정에는 생리 등 ‘NG워드 리스트’도 올라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사용하면 이런 제한도 완전히 배제되며, 고객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발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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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의 문외한들에게는 블록체인 기술의 기본기능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성인산업 종사자 중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Strip 4 Bit, Xotica, Tits For Bitcoin, NSFW Reddit의 그룹 Girls Gone Bitcoin등은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2015년부터 가상화폐의 실험장으로 활용되어 왔다.

성인산업이 발단이 되어 진화된 테크놀로지는 가상화폐가 처음은 아니다. 인터넷의 탄생과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한 것도 틀림없이 성인산업이다. 웹 스트리밍의 활성화를 가져온 것도 성인 콘텐츠의 액세스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버추얼 리얼리티가 붐을 맞은 것도 성인산업 종사자들의 일상에서 발상을 얻고, 이들의 협조에 의해 개발된 ‘VR포르노’에서였다.

지난 2017년 ‘인티메이트(Intimate)’는 매년 개최되는 세계적인 테크놀로지의 견본시장 웹 서밋에 출품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성인서비스나 채팅 레이디를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Rendevu’를 발표하고 싶었는데, 주최 측이 출전을 인정하지 않았다. 웹 서밋의 대표자에 의하면 출전자, 판매자, 등 개인이 회장 내에서 성적 발언이나 성적 화상을 사용 또는 성적 행위를 언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Intimate’는 이 정책을 섹스를 폄훼하는 행위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IT업계의 성차별과 성인산업에 대한 비난 때문에 섹스워커들은 기술이나 플랫폼 발전에 도움을 주었음에도 쫓겨나고 있다. 지금은 성공한 기업이 된 스냅챗, 텀블러도 모두 처음에는 누드 사진을 싣고 있었으며 지금과 같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성인산업 종사자들을 피험자로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이후 윤리규정을 들먹이며 이들의 진입을 차단했다.

‘스팽크체인(Spankchain)’이나 ‘인티메이트(Intimate)’와 같은 결제사이트가 더욱 더 성장을 계속하는 가운데, 일부의 성인산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의 일에 대한 재정립과 커리어의 새로운 자립에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 같은 성인산업 종사자들이 IT업계에 공헌한 점이 더 인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으며, 세상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데서 가치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