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렇게 갈 리는 없다. 일단 대화의 물꼬는 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우리가 바라지 않는 방향이다. 북한도 시간을 오래 끌어 좋을 게 없다. 초강대국 미국은 남북에 비해 느긋하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길들이고 있다고 본다. 외교에서 가능한 일이다. 힘 있는 나라의 전유물이라고 할까.
이번에는 선수를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얼마 전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응답하는 것을 보았다. 박 의원은 대북, 대미 특사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도 거기에 동의한다고 했다. 박 의원의 의견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박 의원을 대북특사로 보내는 수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박 의원 역시 대북 문제에 관한 한 누구보다도 전문가다. 2000년 6ᆞ15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북한에도 가장 많이 다녀온 사람으로 꼽힌다. 북한 역시 박 의원의 능력이나 협상력을 인정할 터. 무엇보다 김정일과는 동갑내기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바 있다.
북한도 박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을 게다. 김정은도 박 의원에게 속내를 털어놓을지 모른다. 남북 관계에 이당 저당 소속을 가릴 필요는 없다. 꼭 필요하다면 누구든지 보내야 한다. 박 의원도 국가의 부름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남북관계에 있어 당리당략은 지양해야 마땅하다.
아마 박 의원을 대북특사로 보내려고 해도 여권 내부의 반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를 견제하는 사람들이다. 남북관계도, 통일도 멀리 내다보아야 한다. 네편, 내편 가리지 말고.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