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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법카' 영업 실적 악화…취급액 16.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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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법카' 영업 실적 악화…취급액 16.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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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기업 카드의 강자'인 삼성카드의 법인신용카드 영업 실적이 악화됐다. 해당 부문 임원을 늘렸으나 금융당국의 캐시백 혜택 축소와 맞물려 국내 법인카드 시장 내에서 치열한 경쟁까지 더해져 삼성카드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법인 신용카드 누적 취급액은 지난해 22조3000억원으로 전년도 26조7000억원에 비해 16.3% 감소했다. 취급액은 고객들이 얼마나 많이 해당 카드를 사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이용액으로 시장점유율(MS)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며 여기에는 개인사업자, 일반 기업 등이 법인카드로 이용한 취급액이 모두 포함된다.
삼성카드 내부적으로는 1년새 법인카드 부문 임원을 늘리는 등 신경을 쓰고 있는데도 정작 취급액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는 전략영업본부 아래 기업 비즈(BIZ) 부문에 상무급만 2명을 두고 있다. 기업 비즈 부문 임원 2명은 법인카드 영업팀을 총괄하고 있다.

불과 1년전만해도 본부 아래 법인영업담당 임원으로 상무급 1명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2명으로 확대된 것이다.

그럼에도 1년새 취급액이 크게 급감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법인카드 시장에서 취급액이 전체의 20%가 넘을 정도로 법인 카드의 강자로 꼽히는 카드사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아니더라도 삼성카드를 자사의 법인카드로 사용하는 기업들이 많을 정도다.

이같은 실적 악화는 금융당국의 정책결정에 변화따라 고객 혜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게 삼성카드의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과거에는 법인카드 시장이 국세 이벤트 등 출혈경쟁이 심해 받은 수수료 대부분을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일이 많았으나 이제는 금융당국이 과한 경쟁을 자제하라고 한 뒤로 법인카드의 취급고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사는 자동차, 국세, 제약, 아파트 관리비 등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을 키우기 위해서 뛰어들고 있는 무수익 부문을 줄이는 등 내실 경영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전체적으로 법인세 등 국세에 대한 캐시백 혜택을 줄이는 것은 맞다.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법인이 법인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할 때 카드사에 0.8%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카드사들이 취급액을 늘리기 위해 이같은 수수료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캐시백 헤택을 주다 금융당국의 제재로 2017년 3월 이후 혜택이 축소됐다.

국세나 지방세 등은 실질적으로 카드사에게 이익이 남는 부분이라기보단 고객들이 해당 분야에서 카드를 사영하면서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경향이 강했는데 이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법인카드 부분의 시장점유율이 높다보니 캐시백 등 혜택 감소로 인한 축소폭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다만 카드업계 전체적으로도 개인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라 다른 경쟁사들은 꾸준히 기업용 법인 카드 신상품을 내놓고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이벤트를 벌이는 등 꾸준한 법인 영업을 하고 있다.

법인들을 위한 기업카드는 개인카드보다 신상품이 적은 편인데도 하나카드는 지난 2월 중·소사업자에 특화된 ‘나이스 비즈(NICE BIZ) 기업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하반기 기업카드인 ‘카드의정석 기업’, ‘카드의정석 기업포인트’, ‘카드의 정석 비즈’ 등 3종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농협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법인카드로 국세와 4대 사회보험료 납부 시 2~3개월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시로 법인 카드에 대한 과도한 국세 이벤트 등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이미 포화 상태인 개인 신용카드 시장과 마찬가지로 법인카드도 똑같이 꾸준히 상품을 내고 활성화시켜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세 이벤트로 인한 캐시백 혜택 축소는 모든 카드사가 똑같다"면서 "(그럼에도) 취급액이 16%가 줄어든 것은 꽤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