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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은 어쩌다 관음증 공화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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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은 어쩌다 관음증 공화국이 됐나

노정용 편집국 부국장
노정용 편집국 부국장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최근 우리 사회는 ‘K팝 스타’ 정준영 몰카 파문에 이어 모텔의 몰카 생중계 사건이 터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정준영 사건은 ‘K팝 스타’가 연루됐다는 점에서 외국 언론들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그늘진 면, 다시 말해 아이돌 육성 과정에서 과도한 이성 교제 통제, 성 접대 등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영남과 충청 일대 모텔에 몰카를 설치하고 투숙객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생중계를 한 사건은 해외 언론의 먹잇감으로 손색이 없었다. CNN, BBC, NBC 등 해외 유명 언론들은 앞다투어 ‘수백 명의 호텔 투숙객이 몰래 온라인에서 생중계됐다’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내보냈다.
이들 언론들은 몰카 촬영 수법과 온라인 생중계, 이를 소비한 사이트 가입자, 유료회원 숫자 등을 상세하게 다루었다. 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몰카 문제를 심층 보도했다.

사실 우리 사회의 관음증은 도를 넘어섰다. 경찰에 신고된 불법 촬영이 2012년 2400건이었으나 2017년에는 6400건으로 껑충 뛰었다. 2017년 몰카와 관련해 54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여기에는 몰카 범죄를 감시하고 지켜내야 하는 경찰은 물론, 대학교수와 공무원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처벌은 2%에 불과했다. 이 같은 낮은 수위의 처벌이 몰카 범죄를 양산하고 있다는 게 외국 언론들의 지적이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언론들은 물 만난 고기떼 마냥 한국사회의 일그러진 성문화를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기사가 나간 지 반나절 만에 수백 건의 댓글이 달렸다. ‘한국에 여행을 가서는 안 된다’는 내용과 ‘한국은 원래 그런 나라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가수 싸이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엑소, 워너원, 블랙핑크, 트와이스, 소녀시대 등 K팝이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중남미 등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덩달아 K드라마와 K뷰티도 가세하면서 해외에서는 한국에 대한 로망까지 생겼다. 심지어 K팝을 배우기 위해 유튜브로 한국어를 배우고 따라하는 외국인도 하나둘이 아니다.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몇몇 연예인과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범죄자에 의해 크게 실추됐다. 심지어 한 외국 언론은 “K팝에 이어 포르노가 한국의 다음 문화 수출품이 될 수 있을까”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이런 수치스러운 말을 듣고도 정신을 못차린다면 한국에는 미래가 없다. 과거의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최소한 염치를 아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우리의 누나와 언니들이 모여 “내 삶은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외치던 말을 기억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남성우월주의가 이 같은 관음증 공화국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여성을 단순한 성적대상으로 취급한 가부장적 문화가 섹스 스캔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먼저 나부터 남을 피해자로 만드는 일탈행위에서 벗어나자. K팝 인기로 고국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했던 외국 동포들에게 ‘변태의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주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개인의 인격(人格)을 회복하고 국격(國格)을 찾아야 할 때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