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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불법 환적으로 지난해 휘발유 등 최대 227만배럴 도입...1.8억 달러 이상 지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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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불법 환적으로 지난해 휘발유 등 최대 227만배럴 도입...1.8억 달러 이상 지출 추정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 2억~3억 달러 지출 추정...외화난 가중

[글로벌이코노믹 박희준 기자] 북한은 유엔의 휘발유 등 정제품 공급 상한선인 연간 50만 배럴의 4배 이상인 최대 227만 배럴을 불법 해상 환적으로 들여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를 위해 최대 3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의 대북제재와 중국의 원유공급 제한으로 북한에서 휘발유가격이 폭등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엔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해상 불법 환적 사진. 사진=유엔이미지 확대보기
유엔이 공개한 북한 선박의 해상 불법 환적 사진. 사진=유엔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22일(현지시각)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에 나서면서 북한의 기름값이 폭등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대응해 2017년 9월 채택한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2375호는 북한 선박이 공해상에서 물건을 주고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원유 공급과 정제유 공급 상한산을 각각 400만 배럴과 200만 배럴로 제한했다.

이어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탄(ICBM) 화성 15형을 발사하자 유엔은 같은 해 12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를 채택했다. 이 결의는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은 연간 약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정제품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4분의 1 수준으로 묶었다.북한 경제가 돌아가려면 900만 배럴의 기름이 필요한데 50% 가량을 줄인 것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청했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통한 기름 공급을 중단하자 평양시내에서 kg당 6000원 선인 휘발유 가격은 12월 말에는 2만 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이에 북한은 20여척의 유조선을 동원해 불법 환적에 나섰다.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지난해 6월 21일과 22일 북한 선적 유조선 ‘유평 5호’와 국적 불명의 선박이 나란히 서서 호스로 석유 등 물품을 옮기는 있는 장면. 사진=일본 외무성이미지 확대보기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지난해 6월 21일과 22일 북한 선적 유조선 ‘유평 5호’와 국적 불명의 선박이 나란히 서서 호스로 석유 등 물품을 옮기는 있는 장면. 사진=일본 외무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월에서 8월 사이에 최소 148회의 선박간 불법 환적을 통해 최소 83만 배럴, 최대 227만 배럴을 북한에 들여왔다.

유엔은 북한의 정제유 수요를 연간 500만 배럴로 보고 그 90%인 450만 배럴을 줄여 합법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 상한을 50배럴로 제한했는데 북한이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을 몰래 들여온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김경술 박사는 VOA에 "북한은 지난해 1~8월 환적을 통해 최대 227만 배럴을 들여온 것으로 추정됐는데 여기에 합법적 수입분 50만 배럴과 9월부터 넉달간 추가로 100만 배럴을 들여온 것으로 가정하면 377만 배럴을 들여온 셈"이라면서 "이는 그런대로 벌틸만한 수준은 된다"고 평가했다.

VOA는 환적을 통한 기름 수입이 가뜩이나 빡빡한 북한의 외화 사정을 한층 어렵게 만들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VOA는 국제시세인 원유 1배럴 당 60 달러를 지불했다고 가정하면 북한은 지난해 환적에 1억8000만 달러 이상을 사용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VOA는 과거 미 국가정보국(DNI)에서 북한을 담당한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환적으로 기름을 들여오느라 2억~3억 달러를 썼을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북한은 주로 휘발유 같은 정제유를 들어오는 데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00 달러 가까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