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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다시 불붙는 라면시장… 농심 vs 오뚜기 vs 삼양식품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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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다시 불붙는 라면시장… 농심 vs 오뚜기 vs 삼양식품 '진검승부'

시장점유율 사진=대신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시장점유율 사진=대신증권
[글로벌이코노믹 한현주 기자] 국내 라면시장에서 1위 업체인 농심의 성장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오뚜기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3위인 삼양은 실적이 저조한 반면 판매와 수출에서 성장세를 보여 경쟁이 뜨거워 지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오뚜기의 약진이다. 오뚜기는 상승하는 기업 이미지에 시설투자까지 늘려 시장에서 갓(God)뚜기라는 별칭까지 얻어내며 라면 시장에서 1위 농심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은 지난 1월 전 회장이 회삿돈 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정 구속되는 등 오너리스크 등이 부담요소로 작용해 2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은 농심이 아직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오뚜기가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삼양을 멀찌감치 떨쳐버리면서 이들 기업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농심 성장성 상승,현금 창출력 뛰어나...안정적 시장 지위

농심은 지난해 오뚜기의 총공세 속에 라면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 시장점유율 1위인 농심은 올해 설욕전을 노린다. 실적이 나쁘지는 않았다.

식품업계는 농심의 매출 부진 원인은 면 사업에서 오뚜기에게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신제품의 매출 부진에 있다고 분석한다. 농심은 라면시장 내 경쟁심화로 인해 수익성이 다소 등락을 보이고 있으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000억원, 1000억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에 힘입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였다.

농심의 2017년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5.6%, 5.2%에 불과하다. 이중레버리지(종속관계기업투자/자기자본)는 110%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자회사들로부터 안정적인 배당수입을 토대로 판매관리비,금융비용,배당금지급액을 충당하고 있어,전반적인 현금흐름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의 별도 기준 면 부문 수익은 2017년 1조3293억원에서 지난해 1조3526억원으로 1.8% 증가했다.지난해부터 면 부분 매출 증가율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농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 3분기보다는 4분기에 선방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라면 시장점유율은 57%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전 분기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원인은 여름철 계절 면 경쟁이 심했던 2, 3분기보다는 라면 판매량과 시장점유율 흐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다만, 농심은 라면 시장의 성장성, 유행에 따른 점유율 변동, 마케팅 비용 등에 따라 수익성이 다소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에는 라면시장 규모 성장과 ‘자왕’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개선됐으나 2016년 이후에는 오뚜기의 약진으로 시장 점유율이 55%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

판매 관비 부담률은 2015년에 25.4%에서 2016년 28.1%, 2017년 28.9%로 상승해 영업이익률이 4%대로 낮아졌다. 2017년에는 2016년 말 라면 가격 인상(평균 인상률 5.5%)에도 불구하고, 라면 매출 감소와 판매 관기리 부담률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농심,오뚜기,삼양 지난해 매출액 (단위 억원)
농심,오뚜기,삼양 지난해 매출액 (단위 억원)

오뚜기 성장성 양호, 수익성 기대...무차입 경영으로 재무안정성 '우수'


오뚜기는 2012년 4220억원이던 면제품류 매출이 2017년 6361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9% 대의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가동률의 빠른 상승으로 2014년, 2016년 소맥과 팜유 등의 글로벌 곡물가가 급증하던 당시 매출이 확대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60억원 보다 2.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646억원과 343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보다 각각 9.3%,3.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1%로 종전 추정 영업이익 331억원(4%)을 상회해 컨센서스(시장기대치) 영업이익 320억원을 7% 상회하는 호실적 기록했다.

라면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을 챙겼다. 오뚜기의 별도 기준 지난해 면 부문 수익은 6361억원에서 2018년 6507억원으로 2.3% 증가했다. 2016년 마이너스 0.9%에서 2017년부터 면 부문에서 매출 증가율이 급증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시장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다수 제품에서 과점적 점유율을 보유하여 전반적인 사업 안정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게 한기평의 분석이다. 라면시장 점유율 상승 등을 바탕으로 양호한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수익성도 연결기준 6~7%의 우수한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장기간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는 등 재무안정성도 높은 우수성을 보였다. 총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오뚜기와 종속기업의 투자 부담을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매년 잉여현금흐름 (FCF) 흑자 기조가 지속됐다.

총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23억원으로, 단기성 차입금이 74.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3593억원으로 우수한 현금창출력, 금융권 여신한도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 능력이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제는 공급적인 측면에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오뚜기의 경우 현재 운영하는 공장의 가동률이 99%에 육박하여 약 610억원 규모의 설비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2012년부터 면류 사업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는데, 합리적인 가격대의 라면 제공이라는 전략 하에 진라면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며 "이후 진짬뽕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출시해 진라면 대를 잇는 대표 제품으로 안착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라면, 가공밥류 등 오뚜기의 핵심 가공식품 제품군이 성장을 거듭해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물적 분할됐던 오뚜기 라면 실적을 지난해 9월부터 연결재무제표에 편입한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오뚜기는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으며 주력 제품군의 국내 수위권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매우 우수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다수 제품의 과점적 점유율 등에 기반하여 매우 우수한 사업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양 성장성 주춤 ...아쉬운 '오너리스크'


삼양은 지난해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이 3위였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8년 매출 기준 라면 시장 점유율은 농심 54%, 오뚜기 24%, 삼양식품 12%로 추정된다.

삼양의 별도기준 라면 매출액은 2017년 4132억원에서 올해 4813 억원으로 16.5% 증가했지만 면 부문 매출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 2017년 33.8%에서 2018년 16.5%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098억원,1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마이너스 14.3%, 5.0%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추정 영업이익 125억원보다 적은 어닝쇼크(실적충격) 였다. 2017년 말부터 출시된 신제품 ‘까르보 불닭볶음면’ 출시효과가 긍정적이었지만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지난해 말 중국 총판 변경으로 인한 현지 재고 소진으로 라면 수출액이 종전 추정 475억원에 못 미치는 423억원이었다 "며 "또, 신제품 매출 기여도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라면 내수 매출액이 종전 추정 637억원에 못 미치는 612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의 오너리스크는 부담요소다. 지난 1월 전 회장은 회삿돈 5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정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회장의 아내 김정수 총괄사장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전 회장 부부는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계열사가 삼양식품에 납품한 포장 박스와 식품 재료 중 일부를 자신들이 설립한 위장회사(페이퍼컴퍼니)가 납품한 것처럼 대금을 받아 모두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사장은 위장회사 직원으로 근무한 것처럼 꾸며 매달 4000만원씩 월급을 받았다.

2019 업황은 지난해와 경쟁구도 비슷

면 시장은 라면시장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인구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식품가공산업 성장이 주춤하다. 다만 대기업 중심의 과점적 경쟁구도 내에서의 안정된 시장기반을 고려하면 양호한 가격결정력을 확보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9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식품 가공산업의 전반적인 산업환경은 중립적인 상황으로 판단했다. 올해 산업환경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원재료인 곡물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고 경쟁구도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나신평은 “산업의 양적 성장 둔화, 곡물가격 등 외부요인에 의한 수익변동성 내재 등의 부정적 요인이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수요기반, 낮은 경기민감도, 과점적인 시장구조 등의 긍정적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수요 안정화로 원당,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국제시세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재료인 원당은 2016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2017년 다시 하락한 상태다. 밀 등 주요 곡물의 가격도 크게 상승할 가능성은 적다. 농업관련 해외기관들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곡물 재고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지만, 이상기후에도 불구하고 작황이 나쁘지 않고 재고율이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개요

농심
1965년 설립된 농심은 1976년 6월 기업공개 상장했다. 농심은 라면시장에서의 확고한 시장지위를 보이고 있다. ‘신라면’, ‘안성탕면’을 비롯한 장수제품의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2016년 이후에는 라면시장에서 55%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

1969년 설립된 오뚜기는 카레 및 3분류, 마요네즈·케찹, 참기름·식용유지, 라면·당면, 즉석밥, 참치캔, 냉동식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종합식품업체다. 간편식에서 우수한 브랜드인지도와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6월 말 기준 함영준 회장(28.6%), 회장 일가(15.4%), 계열재단 및 계열사(18.2%) 등의 특수 관계인이 동사 지분의 62.3%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

1961년 설립된 삼양식품은 원주, 문막, 익산 등의 공장에서 면류,스낵류,유제품,조미 서재류 등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1975년 6월에 주식을 상장했으며, 수차의 증자를 실시해 2018년 9월 30일 현재 자본금은 376억 6500만원이다. 최대주주는 전인장 대표가 있는 삼양내츄럴스㈜이며 총 33.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현주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