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은행 대출금 증가액 작년 70.5%가 수도권 집중

공유
1

은행 대출금 증가액 작년 70.5%가 수도권 집중

지역경제 침체 탓 울산‧경남‧전북지역은 2%대…전체증가율 6.4%에 크게 밑돌아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은행에서 풀려나간 돈이 골고루 돌지 않고 서울 등 수도권에만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지역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의 ‘지역별 예금은행 대출금’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예금은행의 대출금은 1600조2805억 원으로 2017년 말의 1504조3333억 원보다 95조9472억 원이 증가, 6.4%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출금 증가액 가운데 39.3%인 37조7013억 원이 서울지역에 풀린 것으로 분석됐다.

또, 경기도가 24조4013억 원, 인천은 5조5134억 원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서울∙인천‧경기도에 풀린 돈이 67조6160억 원으로 전체 대출금 증가액의 70.5%를 차지했다.

대출금 증가율도 서울 6.6%, 경기도 7.5%, 인천 6.9%로 전체 증가율 6.4%를 상회했다.

수도권에 풀린 돈이 이렇게 많으면 다른 지역에 대한 대출금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서울∙인천‧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풀린 대출금 증가액은 28조3312억 원에 그쳤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지역의 대출금은 작년 한 해 동안 고작 6715억 원이 늘었다. 증가율로 따지면 2.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이 있는 경남지역의 대출금도 2조318억 원, 2.7%가 늘어나는데 불과했다.

한국GM 공장이 있는 전북지역의 대출금은 7846억 원이 증가, 증가율이 2.8%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경남‧전북지역의 대출금 증가율이 모두 2%대에 불과, 전제 증가율 6.4%를 ‘한참’ 밑돈 것이다.

물론 기업이 어려워서 ‘구조조정’을 한다는데 돈을 대줄 은행은 없다. ‘단돈 1원’이라도 떼이지 않으려는 게 은행의 속성이다. 은행들은 기업이 어렵다는 소문만 돌아도 신규 대출을 끊고, 기존 대출금은 만기가 되면 회수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바람에 지역 경제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돈이 돌지 않아서 부품업체, 하청업체가 허덕이고 이는 지역 상인들을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작년 말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정책위위장이 “은행들이 자동차를 ‘요주의 업종’으로 분류하고 대출 만기 연장을 거부하거나, 신규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고 은행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자동차부품업체에 대한 금융 지원과 관련, “기업의 신용도도 있는 데다 매출이 발생할 것이 확실시 될 때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담보대출을 해서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출금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적지 않게 하회한 지역은 더 있었다. 대구지역의 대출금 증가율은 4.7%에 머물렀다. 경북도 4.4%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대구∙경북 홀대론’이 나오고 있는 지역이었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