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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나는 재벌을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사전 배포된 발표문에 담겼던 수위 높은 재벌 비판 문구는 실제 강연에서는 쓰이지 않았다.
사전 발표문에는 "재벌이 관료와 정치인을 포획하고 언론마저 장악하는 등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재벌 3세들은 창업자들과 달리 위험에 도전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사익추구 행위를 통한 기득권 유지에만 몰두한다"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강연의 상당 부분을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나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을 비판하는 데에 썼다.
이날 강연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 재벌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함께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성공적인 기업에 한정된 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정부 주도 정책과 수출중심 정책을 조합했다"며 "이 두 요소가 결합되어 한국의 기적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털어놨다.
그는 "재벌은 국내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 막대한 경제적 권력을 갖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종교·언론·이데올로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은 현재 그룹의 5% 내외에 불과한 지분을 갖고 있다"며 "오너(owner)로 불리지만 실상은 소수주주(minority shareholder)"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순환출자 등을 이용해 기업집단 전체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는 일감 몰아주기 등 다른 기업 혹은 주주들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쟁당국은 기업들과 정부 내 다른 부처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해 외로울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