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수첩] 금융이해력과 신종 고리대금업

공유
0

[기자수첩] 금융이해력과 신종 고리대금업

금융증권부 한현주 기자
금융증권부 한현주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한현주 기자] 복리와 단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돈의 금리 즉 이자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단리는 원금에 이자가 한번 붙지만,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

고등학교 시절 수학 시간에 배운 기억은 나지만 막상 물어보면 대답하기 쉽지 않다. 2년마다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라는 걸 한다. 금융 지식뿐만 아니라 재무 계획이나 금융상품 선택 같은 금융 행위, 그리고 소비나 저축에 대한 금융 태도, 이렇게 3가지 분야로 나뉜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교육에 대한 이해도는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면서, 20대에서 30대가 되면서 가장 크게 향상되고 이후에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거의 변화가 없다고 한다. 반면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 취약계층이 전반적으로 금융 이해도가 낮고, 소득이 높을수록 금융 이해도가 높았다.

소득이 낮다고 모든 사람이 빚을 지는 것(대출)은 아니지만 빚은 소득 불안 혹은 절대적 생계비에 못 미치는 저소득과 연결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소득이 적으니 이자율이나 연체율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당장 쓸 돈과 갚아야 할 돈만 생각하다 보니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최근 온라인에서 10대를 중심으로 ‘대리입금’이라는 이름의 고리대금업이 유행하고 있어 논란이 커진 적이 있다. 5만원을 입금해주면 며칠 뒤 7만원으로 갚아 준다는 식이다. 원금 자체가 소액이다 보니, 이자율이 높아도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이용하다 사기를 당하지만 금융피해로 신고할 수도 없다고 한다. 대리입금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사람이 이용하지만, 소액을 융통할 곳이 마땅치 않은 계층이 주로 이용한다.

우리의 금융교육 실태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국민들의 금융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금융권 소외계층이 불법 대출을 통해 돈을 융통한다는 건 심각한 상태임이 분명하다.

홍현정 한국YWCA연합회 부장은 "취약계층이나 청소년 등에 대한 금융교육기회의 확대와 현 시대와 적합한 새로운 금융교육 과정 개발이 절실하다"며 "특히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금융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연구가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현주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