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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日 기업, 뉴욕 부동산 개발하거나 매입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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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日 기업, 뉴욕 부동산 개발하거나 매입 잇따라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일본 기업들은 1990년대 초 미국 경제를 상징하는 뉴욕의 마천루를 잇따라 매입했다. 버블경기로 돈이 남아돈 덕분이다.

미쓰비시 랜드는 1990년 맨해튼에 우뚝 솟은 고층 빌딩인 록펠러 센터를 사들였고, 요코이 히데키 호텔 뉴 저팬 전 사장은 1991년 뉴욕의 초고층 빌딩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손에 넣었다.
일본의 미국 부동산 투자는 미국을 통째로 삼킬듯한 기세였다. 하지만 미쓰비시 랜드는 1995년 경영파탄으로 록펠러 센터의 대부분을 팔아야 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비슷한 운명이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당시 부동산 재벌로 이름을 날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요코이 히데키의 유족을 거쳐 지난 2002년 새 주인에게 넘어 갔다.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로 미국 부동산의 주인은 일본에서 중국으로 뒤바뀌었다. 중국 부호들이 미국 부동산을 마구 사들였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단속에 따라 잇따라 부동산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새로운 전략으로 미국의 부동산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도큐부동산은 2019년 완공 예정인 맨해튼 중심부의 지상 47층 오피스 빌딩 건설에 참여했다. 총 투자액은 10억 달러로, 맨해튼에서 50년 만에 이루어지는 신축 빌딩이다.

또 미쓰이 부동산은 약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맨해튼 남서부에 오피스 빌딩을 준공했다.

미쓰비시 랜드는 2014년부터 미국 동부인 뉴욕 퀸즈에 주상복합 건물을 개발하고 있다. 미쓰비시 랜드 관계자는 "인구 증가가 전망된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일본 기업들의 최근 투자 방식이 버블 경제 때와 달라졌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버블 경제 때에는 일본 기업들이 남아도는 여유자금으로 미국의 빌딩을 잇따라 인수했다면, 최근에는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거나 현지 기업과 제휴해 리스크를 크게 줄이고 있다. 다시 말해 보다 장기적인 전략에 따른 투자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이 "미국의 영혼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