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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보험 과열 경쟁, 치아보험 사태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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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보험 과열 경쟁, 치아보험 사태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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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해상
[글로벌이코노믹 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치매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지난해 일어났던 치아보험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중증 치매만 보장하던 기존 상품과 달리 경증 치매도 보장하는 등 보장범위를 확대한 치매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치매보험은 경증 치매에도 1000만~3000만 원을 보장해준다. 보장 기간도 최대 100세까지로 늘렸다.

지난해 말 대형, 중소형 보험사들이 내놓은 치매보험은 한 달 동안 각각 수천 건에서 1만 건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해상의 ‘간단하고 편리한 치매보험’은 출시 보름만에 가입자가 1만 명을 넘었다.

메리츠화재의 ‘간편한 치매간병보험’도 판매를 시작한지 5일 만에 가입자가 5000명을 넘었다. 메리츠화재는 이 상품을 출시하면서 한시적으로 경증 치매에 대해서도 진단비를 3000만 원을 보장하는 특판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보험사들은 주로 중증 치매만 보장해왔기 때문에 경증 치매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리스크측정이 잘못될 경우 손실이 날 가능성이 높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칫 손해율 악화로 치아보험처럼 보장이 축소되거나 판매가 중지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을 포함해 중소형 손해보험사까지 앞다퉈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보장한도를 확장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펼쳤으나 최근 들어 보장을 축소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부터 텔레마케팅, 홈쇼핑, 보험대리점에서 치아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보철치료의 경우 가입 후 90일부터 2년(감액기간) 내 보험금 지급률도 70%에서 50%로 낮췄다.

동양생명은 ‘수호천사더좋은치아보험’ 1형(일반형)의 임플란트 특약 가입한도를 1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내렸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나친 상품 경쟁으로 고위험 치매상품 개발, 손실 발생, 상품 판매 중단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보라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