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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브렉시트 연기, 3월29일 운명의 날 영국발 세계경제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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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브렉시트 연기, 3월29일 운명의 날 영국발 세계경제 대란?

[김박사 진단] 브렉시트 연기, 3월29일 운명의 날  영국발 세계경제 대란? 뉴욕증시 국제유가 원달러환율 코스피 코스닥 비상  이미지 확대보기
[김박사 진단] 브렉시트 연기, 3월29일 운명의 날 영국발 세계경제 대란? 뉴욕증시 국제유가 원달러환율 코스피 코스닥 비상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김박사 진단] 브렉시트 연기, 3월29일 운명의 날 영국발 세계경제 대란? 뉴욕증시 국제유가 원달러환율 코스피 코스닥 비상

우왕좌왕 브렉시트 3월29일 운명의 날 한달 앞으로
조로스 “유럽이 몽유병에 빠져있다” 유럽연합 모두 해체될 수도

2019년 3월29일, 브렉시트 운명의 날이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이른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브렉시트(Brexit)란 영국이 유럽 연합을 탈퇴한다는 의미이다. 영국(Britain)과 탈퇴(exit)를 합쳐서 만든 혼성어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것인가를 물은 이 투표에서 영국 국민들은 탈퇴 쪽을 선택했다. 개표 결과 72.2%의 투표율에 51.9%의 찬성 (17,410,742표), 반대 48.1%(16,141,241표) 기권(26,033표)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가 확정됐다.

문제는 탈퇴가 말처럼 그리 간단치 않다는 사실이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유럽 연합 회원국은 해당 국가의 헌법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방법으로 유럽 연합을 탈퇴를 결정할 수 있다. 일단 회원국이 유럽 연합 탈퇴를 유럽 이사회에 통보하면 탈퇴 신청국과 유럽 연합 간의 탈퇴 협상이 시작되며 그 유럽연합과의 외교 관계 등을 설정하게 된다.

모든 협상은 유럽 의회의 승인과 더불어 유럽연합 인구의 최소 65% 이상을 대변하는 국가들로부터 72%의 찬성을 받아야 체결된다. 이 협상안은 또 영국의회도 통과해야 한다. 탈퇴 협상이 완료되던 완료되지 않던 협상기간은 2년이다.

미국과 유럽의 브렉시트 협상 시한이 바로 2019년 3월29일이다. 이제 겨우 40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때까지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온다.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노딜 브렉시트 상황이 오면 유럽은 대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과 영국이 맺어왔던 각종 협약이 아무런 보완이나 대책 없이 일시에 무효로 돌아가는 것이다. 영국과 유럽연합간의 무역과 교류가 일시에 중단될 수 있다. 기존의 계약이 모두 휴지로 바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나름 노력해왔다.

양측은 천신만고 끝에 원만한 이혼을 합의 시안을 만들었으나 올 1월 영국 의회의 부결에 막혔다.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과의 추가 협의를 거쳐 새로운 합의안을 만든 다음 2월14일 두 번째 의회 승인투표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그 약속을 지켜지지 않았다. 유럽연합과의 협상이 늦어지면서 아직 수정 합의안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유럽발 정치·경제적 충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 의장은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을 포함한 각종 악재로 인해 "유럽이 몽유병에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이 통째로 1991년 붕괴한 옛 소련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26일까지 최대 난관인 `안전장치(백스톱)`를 중심으로 EU와 합의를 시도하고 27일 수정 합의안을 의회에 상정한다는 마지막 카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EU가 여전히 메이 총리와의 협상에 냉소적이어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달 말까지 EU와의 합의가 불발되면 같은 날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의원들이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안전장치와 관련해 EU와 안전장치를 다른 협정으로 바꾸거나, 안전장치에 종료 시한을 두는 방안, 영국에 일방적으로 이를 끝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의 여러 가지 옵션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장치란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 즉 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별도의 합의 때까지 영국 전체를 임시적으로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하는 것이다.

영국 내 강경 브렉시트파 의원들은 메이총리가 말하는 관세동맹 안전장치로 인해 영국이 EU에 계속 종속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야당도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며 메이 총리의 안전장치 수정안에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방송 ITV는 메이 내각이 3월29일 말로 예정된 브렉시트 직전까지 의회 절차를 미루다가 `개정 합의안 수용` 또는 `브렉시트 연기`라는 양자택일 카드를 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ITV는 최근 벨기에 브뤼셀의 한 술집에서 정부 측 협상 팀의 대화를 엿들었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막판에 노딜 브렉시트의 대혼란이 올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제기되면 기업들의 영국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포드 경영진은 최근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계획을 밝혔다. 포드가 영국에서 고용하는 인력은 무려 1만3000명이다. 이들이 일거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혼다에 앞서 또 다른 일본 자동차메이커인 닛산자동차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엑스트레일'(X-trail) 신 모델의 영국 생산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BMW와 토요타 등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 들도 오는 3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를 전후로 영국 내 공장의 일시 가동중단을 발표했거나 검토 중에 있다. 영국 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인력을 4천500명 감축하겠다고 밝혔고, 포드는 영국 내 엔진공장에서 400개 일자리를 줄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영국 런던에 있던 자회사나 유럽본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프랑스 파리로 유럽 중개부문 본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유럽 핵심 지사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길 계획을 밝혔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도 프랑크푸르트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는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이탈리아 밀라노, 아일랜드 더블린,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마드리드 등 EU 각국으로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월29일 브렉스트 운명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다.


김대호 주필/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