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 대한항공, 어닝쇼크 끝…오너일가 모럴해저드에 '새옹지마'

공유
2

[기업분석] 대한항공, 어닝쇼크 끝…오너일가 모럴해저드에 '새옹지마'

4분기 영업이익 414억원, 시장컨센서스 대폭 하회
경영투명성개선 및 주주 친화 정책 강화 방안 제시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대한항공에 대한 우려가 기대로 바뀌고 있다. 4분기 어닝쇼크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고가항공 프리미엄 전략 및 조인트벤처(JV)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행동주의펀드의 주주가치제고의 요구와 맞물리며 기업투명성 강화, 주주가치제고 등 보따리를 풀고 있어 기업가치가 레벨업될 전망이다.

◇4분기 어닝쇼크에 실적바닥론 솔솔, 대한항공 올해 영업이익 1조원 제시


"위기가 기회다" 대한항공에 대한 증권사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4분기 실적악화는 악재이나 이보다 앞으로 실적회복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4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액 3조 3000억원(+6.2% 이하 전년 대비), 영업이익 415억원(-81.2%)으로 시장 기대치(매출액 3조 3300억원, 영업이익 1202억원)를 하회했다. 주요 영업 지표는 국제여객 수요(RPK)가 회복세를 나타낸 반면 화물은 예상치보다 정체됐다.

시장기대치를 크게 하회했으나 내용을 보면 크게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국제유가 급락이 실적에 미친 후폭풍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일회성 비용에 가까운 연료유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889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효과적인 운임 전략으로 인해 매출 성장은 견조했다”며 “하지만 엔진 정비비, 임금인상소급, 성과급 등을 포함한 일회성 비용이 기존 추정보다 많이 발생하여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보다 미래가 밝다. 이번 4분기 부진한 성적이 시작이 아니라 끝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3조 2200억원(+3.7%), 영업이익 2,208억원(+32.)을 전망한다. 여객 일드(Yield) 하락(-2.2%)와 화물 FTK(-2.9%) 감소가 부정적이나 저유가 효과가 온기로 반영되며 2019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13조 5000억원(+3.4%), 영업이익 1조3억원(+52.8%)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도 스스로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 1분기에 이례적으로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했는데 그 수치는 올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 각각 13조2300억원(+1.6%), 영업이익 1조(+32.4%)이다.

◇오너일가 모럴해저드 점입가경, 행동주의펀드 등 경영투명성강화 압박

하지만 돌발변수도 있다. 바로 오너일가의 모럴해저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일가는 지난해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이 드러난 뒤 오너 일가는 밀수, 관세포탈, 재산국외도피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5명이 밀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이 전 이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상습 특수상해•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최근엔 가족간 불화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진그룹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남편 박모 씨로부터 폭행 및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이가 폭행을 행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과 욕설이 공개되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 같은 오너일가의 부도덕성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행동주의펀드의 지배구조개선 압박으 더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 KCGI는 지난달 21일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 기업가치제고, 사회적 신뢰 제고방안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비주력사업 투자 지양, 유휴자산 매각, 항공우주사업부 상장 등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도 이에 대응하는 경영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한진칼의 경영발전방안으로 사외이사 확대 및 독립성 강화, 이사회 내 위원회 및 내부통제 강화, 배당성향 확대 및 IR정기 개최, 재무구조 개선, 부동산매각/개발 및 계열사 간 통합을 제시했다.

양측은 오너일가의 경영투명성 강화를 놓고 3월 대한항공은 물론 대주주인 한진칼 주총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누가 승자가 되든지 상관없이 행동주의펀드의 기업개선 압박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입을 모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이 경영발전방안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KCGI의 행동은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KCGI라는 경영참여 목적을 가진 뚜렷한 외부 주주가 존재하게 되자, 현재 한진그룹 경영진도 좋은 경영을 통해 한진그룹 (대한항공)의 주주가치를 끌어 올림으로써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한진칼의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 발표에서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부지 1만1000평에 대한 매각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적어도 송현동 부지는 한진칼 주도로 매각될 계획인 만큼 매각차익에 따른 이익 개선 및 자본 증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안정성, 수익성 둔화…성장성 회복, 건전성강화 관건


●투자지표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연결실적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안정성, 수익성은 나빠지는 반면 성장성은 소폭 회복되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유가반등, 수익성노선확보 등을 통해 실적개선이 예상되며 국내 1위 항공사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관심사다 .

실제 안정성의 바로미터격인 유동비율은 낙제점에 가깝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59.8%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유동자산은 4조284억원, 유동부채는 6조7350억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동비율이 50% 대이고, 기말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1조4411억원으로 전체 규모에 비해 많지 않아 갑작스런 외부충격에 흔들릴 수 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607.8%로 좋지 않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부채는 총 21조8989억원이며 자본총계는 3조6032억원이다. 부채비율이 600%로 돌발상황 발생시 금융권이 부채회수에 나서면 자금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6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쉽게 말해 부채가 과도하다 보니 빌린 돈의 이자를 영업이익으로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매출의 경우 소폭 반등세다. 매출액 증가율은 8.2%로 정주행하고 있다.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관리비증가율은 12.0%로 인력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증가율은 -2.1%에 달한다. 주당순이익(EPS)증가율은 적전(적자전환)을 기록했다. ..

한편 대한항공의 수익성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9조7256억원, 영업이익은 63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불과 17.0%에 달한다. EBITDA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20.0%다. 영업이익률은 6.5%로 보통 수준 이하다.

아울러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도 보통 수준을 아래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0.3%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2.3%로 수익성은 대체적으로 좋지 않다.

◇최대주주, 지주사 한진칼 29.96% 지분 보유


●기업개요와 지분분석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 8월 1일 대한항공(존속회사)과 한진칼(신설회사, 지주사)로 분할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국내 13개 도시와 해외 42개국 110개 도시(2017.12.31기준)에 여객 및 화물노선을 개설하여 항공운송사업을 수행중이다.

이와 더불어 항공기 설계 및 제작, 민항기 및 군용기 정비, 위성체 등의 연ㆍ개발을 수행하는 항공우주사업, 기내식 제조사업,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등의 연관사업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여객부문의 경우 수익성 중심의 노선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수요 증가가 뚜렷한 동남아, 구주 중장거리 성장노선에는 공급증대를 통해 수익극대화를 추진한다. 실제 수요 성장률을 보인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노선의 경우, 지난 4분기부터 주간 7회를 증편 운항해 수요 선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구주노선 중에서는 스페인과 터키가 두각을 나타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간 1회 증편을 준비중이다. 잠재력 있는 신시장을 개발하는 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연내 장거리 노선 신규 취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요 동향을 감안해 부정기편 운항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운영될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를 토대로 양사 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판매증대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델타항공의 미주 내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고객 등 하이일드 (High Yield) 수요 확대도 가능할 전망이다.

또 온라인 판매채널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대한항공 화물사업은 2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이익 중심의 사업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항항공의 최대주주는 한진칼로 29.96% 지분을 보유했다.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총지분은 33.35%에 달한다. 이어 2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11.70%를 보유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주주권과 관련 한진칼, 대항항공에 대해 각각 다른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고, 대한항공에는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상 지분을 10%이상 가진 투자자가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 '10%룰'에 따라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최근 3년간 469억원의 단기매매차익을 회사에 반납할 정도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