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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화 대전공장 '반복되는 산재 사고'...안전불감증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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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화 대전공장 '반복되는 산재 사고'...안전불감증 만연

안전특별조사 결과 불량사항 80여 건 적발돼

산업부 박상후 기자.
산업부 박상후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박상후 기자] "한화 대전공장은 지방에 허름한 철공소와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그런 곳에서 우리나라를 지킬 첨단무기를 만들고 있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한화 대전공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희생된 피해자 유가족들이 내뱉은 말이다.

지난 14일 오전 8시 42분께 대전시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내 이형공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부인과 네 살배기 아이를 둔 고(故) 김승회(32)를 비롯해 김태훈(25), 김형준(25) 씨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한화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해 숨진 노동자들이 추진체 이형공정 작업 중 코어를 빼내기 위해 유압실린더(이형기계)를 내리는 도중 폭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 대전공장은 기존 국방과학연구소(ADD) 추진체 생산시설이었다. 1987년 한화가 인수하면서 현재 화약이나 군수 물품을 만드는 기관이다. 화약류와 불꽃제품 등을 다루는 방산업체 특성상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어 확실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안전관리 시스템은 엉망이었다. 대전시 소방본부는 지난 19일부터 3일간 전문기관과 합동으로 위험물 및 건축물 전반에 대해 적정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80여 건에 달하는 불량사항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한화 대전공장에서 최근 1년 사이 12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한화는 시설 개선 계획만 세운 뒤 실제 개선이나 보수는 하지 않았다"고 강력 반발했다.

한화 측은 대전사업장이 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적발된 위반사항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의 폐쇄적이고 구시대적인 노사관리가 계속된다면 노동자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내년부터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방위산업체를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이제 안전보건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산재 사망사고를 줄여 노동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박상후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