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어두우신 어머니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으며, 98세의 장모님은 갑자기 숨 쉬기가 곤란해 응급차에 실려가기까지 했다.
33년 간 공무원 생활을 한 조남대 씨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근무한 박경희 씨 부부가 공동으로 펴낸 '두 엄마와 함께한 보름 동안의 행복 이야기'는 가족의 끈끈한 정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가족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에세이집이다.
조남대 씨는 "보름 간 도 분을 모시는 동안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늙어 가는 부모님을 마주하는 것처럼 슬픈 일은 없었지만 다만 며칠이라도 추억을 쌓으며 이별을 늦출 수는 있었다"고 말했다.
아들 부부에게 비친 두 노모는 그래도 여전히 부모였다. 자식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 눈에는 보살펴 줘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조남대 씨는 "그 곱던 어머니가 어린아이가 된 모습을 마주하니 측은한 심정이 들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아들 부부는 너무 늦지 않게 어머니의 끼니를 챙기고 잠자리를 봐 드릴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너무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물론 보름의 시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멀리 이별을 앞둔 보름 동안의 시간은 다시는 맞이하기 힘든 추억의 시간이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