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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군 지원물자 반입 시민에 발포 300여명 사상…탈영병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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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군 지원물자 반입 시민에 발포 300여명 사상…탈영병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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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23일(현지시간) 야당 주도로 인도적 지원물자 반입을 시도하면서 마두로 정권이 명령한 국경봉쇄를 고수하려는 치안부대와의 충돌이 발생하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이날 콜롬비아와의 접경지역인 베네수엘라 서부 우레냐와 인근 샌안토니오 델 타치라에서는 새벽부터 베네수엘라 국가경비대가 최루탄과 고무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저지했다.

우레냐의 거리에서는 치안부대와 시위대 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총성도 들렸다. 콜롬비아 민간 방위당국에 따르면 주요 월경루트인 다리에서 일어난 충돌로 적어도 285명이 다쳤다. 대부분 지원물자를 들고 국경을 넘으려던 베네수엘라 인으로 군에 의해 밀려났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 당국은 지원물자를 실은 트럭을 국경 인근에서 철수시켰다.

하지만 가장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이곳에서 수백km 떨어진 베네수엘라 동부의 브라질 국경과 가까운 산타 엘레나 데 우아이렌 월경지점이다. 인권단체 포로페날(Foro Penal)에 따르면 지원물자의 반입을 막으려던 군이 물자를 받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에게 발포. 14세 소년 1명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31명이 부상했다.

우레냐와 콜롬비아 쿠타를 잇는 국경 다리에서는 지원물자를 실은 트럭 2대가 바리케이드를 뚫었지만, 치안부대가 이를 차단하고 불을 지르면서 하늘에 시커먼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밖에도 지원물자를 싣고 브라질에서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트럭 2대가 베네수엘라 군에 수 시간 동안 국경진입을 저지당한 끝에 브라질 북부도시 파카라마로 돌아갔다.

국가경비대 일부 대원은 혼란을 틈타 탈영을 선택하면서 콜롬비아로 들어갔다. 콜롬비아 이민당국에 따르면 23일 밤까지 국가경비대원 최소 60명이 탈주해 왔다고 한다. 잠정 대통령으로서 50개국 이상의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탈영한 국가경비대원을 환영하며 반역자로 취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원물자 반입은 ‘쇼 이자 미국침략의 빌미’라며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이어서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면서 물자반입을 도우고 있는 콜롬비아와의 단교를 선언하고, 베네수엘라 주재 콜롬비아 외교관을 24시간 이내 추방한다고 선언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