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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전 청와대 수석, 황당한 누명 죽음보다 더 두렵다. 피고인 최후진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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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전 청와대 수석, 황당한 누명 죽음보다 더 두렵다. 피고인 최후진술 (전문)

[글로벌이코노믹 김재희 기자] 전병헌 전 청와대 수석이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 전 청와대 수석,  황당한 누명  죽음보다 더 두렵다.  피고인 최후진술 (전문)이미지 확대보기
전병헌 전 청와대 수석, 황당한 누명 죽음보다 더 두렵다. 피고인 최후진술 (전문)


정 정 수석은 21일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여러 대기업에서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의원에게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3억5천만원의 벌금과 2천5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수석이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최후 진술

<무리한 수사폐습으로 생사람을 잡고있습니다>

오랫동안 공인의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우선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사람을 가려서 쓰고 철저하게 일을 가르치고 시키는 편이지만 역량이 검증되면 전권을 주다시피 하는 저의 스타일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기도 하여 뒤늦은 후회도 합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수립에 핵심 역할을 했고 또한 여소야대 정국에서 총리의 인준부터 대법원장의 인준까지 문재인 정부의 기틀을 다지는데 입술과 발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는 생활을 했던 저는 어느 날 깨어 보니 갑자기 범죄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철석같이 믿어왔던 비서관의 일탈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저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계속 흘러나오는 피의사실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소리였습니다.

비서진의 역량과 협회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을 믿고, 세세하게 챙기지 못한 불찰이 이같은 사태로 이어진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그러나 검찰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의정활동과 정책활동을 모두 범죄의 의도와 정황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이 이것저것, ‘별의별 것’을 다 몰아서 기소한 내용에 대한 세부적인 해명은 변호인들이 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일일이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3개월에 걸친 기나긴 수사과정은 너무나 참담하고 황당했습니다.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사람들이 왜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지 절감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황당한 누명을 쓰는 것이 죽음보다 더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법원에서 냉철하고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마지막 희망의 버팀목이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이 사건은 의원 시절 전직 비서가 롯데의 억대 후원금을 횡령한 사건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규모가 컸던 만큼 검찰이 의원이 연루되었다고 의심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미 저와는 무관함이 밝혀졌습니다. ‘검찰이 뚜껑을 잘못 연 것 같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저에 대한 수사의 계기가 되었고 당초 검찰이 언론에 처음 유포했던 사건으로는 저를 기소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이 아니면 물러서는 것도 용기이고 정의의 실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이 우리 사회의 정의 실현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국민의 전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러설 줄 아는 용기와 문화가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검사도 신이 아닌 이상 오류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인데, 자신들이 한 번 짜놓은 프레임을 절대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을 이번 사건을 겪으며 절감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그간 저를 유죄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무리한 수사가 있었는지 재판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검찰이 무리한 수사폐습으로 생사람을 잡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기소조차 하지 못한 첫 검찰발 언론보도의 횡령사건은 사건을 조작하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로 사건과는 무관한 저를 무리하게 연루시키려 했음이 드러났습니다. 저와 연관시키기 위해서 실제 사건과 연루된 세 사람이 똑같이 횡령금을 분배했음에도 검찰이 회유와 강압으로 이를 저와 가까운 비서관에게 모두 전달했다는 허위진술을 유지하게 했다는 폭로도 당사자에 의해 법정에서 나왔습니다.

첫 공판에서 저의 공소장이 권위주의 시절의 공안사건 공소장 같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공소장은 공소장 일본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기소 단계에서 재판부에 예단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을 저버린 채 검찰은 공소장 곳곳에서 저에 대해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공소 자체가 기각될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로 알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갖는 저의 정책적 입장이나 통상적인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무슨 범죄를 염두에 두거나 사전에 준비한 정황인것마냥 무리하게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을 보면서 깊은 모멸감과 허탈함을 느껴왔습니다. 그런 기준이라면 국회의원이 어떤 의정활동을 하더라도 범죄행위로 몰릴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도 답답한 마음에 검사와 24시간 공개논쟁을 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를 가장 파렴치하게 몰아간 것 중 하나는 가짜 백수오 사건에 대한 저의 입장을 왜곡하고 더 나아가서는 날조된 피의사실이 공표된 것입니다. 법정에서 확인되었지만 가짜 백수오에 대한 국회의원으로서의 저의 지적과 활동은 보상과 환불에 무관심한 홈쇼핑 업체들로부터 피해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조치를 끌어 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국회의원으로서는 당연한 활동입니다. 이러한 저의 정당한 국정활동을 후원금과 연결시켜 마치 롯데의 후원을 받고 나서 제가 입장을 돌변한 것처럼 마녀사냥식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언론이 이러한 허위기사를 날조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허위기사가 보도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이 왜곡된 피의사실을 흘렸기 때문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논두렁 시계식의 수사라고 항변했지만 검찰의 계속되는 불법적 피의사실 공표는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재판과정에서 제가 국회에서 발언한 관련 속기록을 확인하여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지만 그러한 일을 당하면서 깊은 절망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가라는 허탈감도 들었습니다.

정치인 출신 협회장에게 협회직원들이 연말에 전액 환급되는 10만원을 후원하자는 자발적인 내부 공지를 했다고 해서 협회 사유화의 정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또한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선관위조차 깨끗한 정치문화를 위해 권장하는 내용이 범죄의 정황으로 둔갑되었습니다.

제가 게임과 이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된 것은 검찰의 주장처럼 정치적 의도 때문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유치원생,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을 데리고 주말에 플스방이라는 게임방을 찾아 아이들이 마음껏 게임을 즐기도록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어린 시절 게임이 너무나 하고 싶었지만 돈도 없었고 부모님이 못하게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에 대해서는 피고인 신문에서도 간단하게나마 설명드렸습니다. 그와 같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온라인 시대에서 게임이 산업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윤문용은 게임과 이스포츠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정책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게임에 대한 저의 이런 입장과 정책노선에 대해 처음에는 당내에서조차 반대도 있었고 충돌도 있었지만 나름의 사명감과 소신으로 설득하여 당의 입장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제4차 산업혁명 위원장에는 게임업계 출신 인사가 위원장을 하고 있고 총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가 게임산업이라고까지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제가 이스포츠 협회장을 맡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게임은 유해물’이라는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싶었고, 디지털 온라인 시대에 게임은 이미 세계적 스포츠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산업적 잠재력도 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규제일변도의 이명박, 박근혜 정권도 공개적인 정책 입장은 언제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분류했지만 말뿐이었지 규제로만 일관했습니다. 이와 같은 말과 정책의 혼란과 혼돈을 책임 있는 기성세대 누군가는 일관성있게 바로잡아되겠다는 나름의 사명감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모바일 강국에서 게임강국으로 변신하고 있는 핀란드의 청년들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스포츠 협회가 입주해 있는 상암동 이스포츠 스타디움을 첫 번째로 찾아가는 것이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은 이스포츠가 한국이 종주국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해외 팬들이 한국 사이트를 방문하여 찾아보는 거의 유일한 종목입니다. 문화컨텐츠 수출의 57%가 게임산업분야이고 이는 온 국민이 알고 있는 k-pop의 13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이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 협회장으로서 이스포츠 종주국의 위상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게임산업 시장의 기반을 지키고 다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기재부에 살펴보라고 한 이스포츠 생태계 조성사업은 그와 본질적유사한 내용으로, 금년 예산에 67억원이 반영되었습니다. 금년 예산에 반영된 사업내용은 하드웨어 분야입니다. 그러나 산업은 하드웨어와 컨텐츠가 병행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기재부 관계자는 말로만 게임과 이스포츠에 대해 안다고 할 뿐 실질적인 내용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당시 기재부에 함께 살펴보라고 한 ‘표준화·규격화를 통한 한류화’의 내용은 야구 종주국인 미국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세이버 메트릭스를 통해 새로운 지표들을 개발하여 흥미도 높이고 수익도 창출하는 것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이버 메트릭스를 통해 개발된 매우 흥미롭고 실용적인 OPS, WAR, WHIP와 같은 지표들입니다. 물론 이스포츠 용품이나 장비관련 시장도 선점하는 산업적 효과도 있는 것입니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의와 상식적 활동을 모두 악의와 불법적 의도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성급한 예단으로 시작한 수사에서 검찰의 첫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검찰은 ‘별건 수사’ ‘표적수사’라는 잘못된 관행을 벗어나지 못한 채 어떻게든 재판부에 부담을 주어 유죄를 끌어내기 위한 먼지털이식 기소를 하였습니다.

윤문용 피고인 조사에 입회했던 변호사로부터 이런 식의 조사라면 70-80년대 물고문 조사와 다른 것이 뭐가 있느냐는 항의까지 있었다는 증언도 공판정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또한 검찰이 원하는 대로 협조하지 않으면 가족 모두에게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협박도 있었다고 공판정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증언을 들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울러 윤문용에 대한 원망이 안쓰러움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좀 더 나아지게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가졌던 정치인으로서 언행일치와 성실을 좌우명으로 삼아 왔습니다. 오랜 청와대 생활과 정부 기관장 그리고 3선의원을 지내왔지만 제가 가지고있는 재산은 지역구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전부입니다. 그동안 투기는커녕 재산을 늘리려 투자 한 번 해본 적도 없습니다. 청와대와 당지도부의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급 정보들을 접하는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투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핵심 당직과 당 지도부를 거치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의정활동과 정치활동에만 전념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정(正)과 반(反)의 정치가 아니라 합(合)의 정치, 진영논리에 따른 증오와 적개심의 정치를 ‘역지사지’에 기반한 ‘신뢰의 정치’로 바꿔 보겠다는 신념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저는 국감에서도 지적은 단호하게 하지만 저의 지적으로 인해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사안에 대한 확실한 개선에 중점을 두고 관계 공무원이나 기업 관계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말도록 당부한 적도 있습니다. 국감이 끝날 때면 부처의 국회 담당 공무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저의 의정활동이나 정치활동으로 공공에 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추구하였을 뿐 저의 활동으로 공직자든 기업관계자든 사람이 불이익을 받거나 상처가 생기는 것은 원치 않았습니다.

저를 사람들은 중도보수 또는 후하게는 중도진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정치적 입장이 진정한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진보는 휴머니즘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는 모두 인간사회의 근본인 휴머니즘을 소홀히 한 채 자신들만의 입장이 옳다고 하는 독선과 교만에 빠져 적개심과 증오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정치불신의 가장 큰 요인이고 정치개혁의 핵심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판과정에서 증인석에 선 증인들에게 역지사지로 세심하게 배려하는 재판부의 진행에 공감을 하며 감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상대의 입장이나 체면을 배려하는 저의 평소 신념이나 태도가 오히려 검찰에 의해 범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둔갑되고 검찰조사를 받은 사람들이 압박과 회유에 못이겨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고 과장, 왜곡된 진술을 했던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솔직히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검찰권이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점도 있지만 누구라도 털면 먼지가 나온다는 식의 잘못된 수사는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피의사실을 왜곡하여 불법적으로 공표하고, 마녀사냥식으로 무리하게 별건 수사를 하는 것, 그리고 관련된 사람들을 회유하거나 강박하는 등의 무리한 수사로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는 것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검사께서 논고에서 제가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했는데 재판부에서 지켜보셨듯이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이스포츠와 인연을 갖고 있었던 기간동안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에 있었기 때문에 입법정책활동보다도 국정원 댓글사건 등 대형 정치적 이슈가 매일같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여투쟁과 협상, 당내 계파갈등과 분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일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기 때문에 이런 정치적 현안에 몰두하느라고 입법, 정책활동은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이스포츠 분야는 조만수 사무총장을 비롯한 협회 전문가들과 윤문용이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더욱 제가 관심을 갖고 인지하거나 챙길 수 있는 여건이 못되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설사 보고를 받았더라도 당시 매우 첨예하고 중대한 정국현안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신경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제가 정말로 협회의 후원이 필요했다고 한다면 제가 직접 기업 최고책임자를 만나서 후원과 지원을 요청했을 것이지 서른살밖에 안 된 어린 비서관을 시켜서 기업의 약점을 잡아 후원을 받아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나 지금이나 저는 기업 관계자들이 잘 알지를 못해서 그렇지 이스포츠의 홍보 마케팅 효과는 어떤 종목보다도 가장 효과적이라는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판 과정에서 윤문용 역시 게임단 창단과 네이밍 스폰을 가장 우선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볼 때 후원이 아니라 이스포츠 저변 확대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공인의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한 눈 안팔고 오직 한 길만을 걸어온 한 인간의 삶을 이렇게 집요하게 파멸시키려 하는 검찰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허탈함과 참담함을 느낍니다.

그나마 제가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재판부에서 그동안 세심한 재판 진행에서 보여 주셨듯이 정의롭고 통찰력 있는 판단으로 저의 억울함을 풀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년이 넘는 지난 14개월 전 청와대에서 나온 이후 지금까지 한 인간으로서 참 견디기 힘든 고통스런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사람이 도저히 감당해 낼 짓은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오랜 재판 기간 동안 제 버팀목이 되어 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날밤을 세워온 변호인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두 검사님들도 나름의 직분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희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