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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일관계, 정냉문열(政冷文熱) 상황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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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일관계, 정냉문열(政冷文熱) 상황 지속

정치는 냉랭, 문화교류는 보기드문 밀월관계… 양국 관광객 급증, K팝 인기 절정, 한국드라마 수출 붐 등

[글로벌이코노믹 박경희 기자] 한일 관계가 정치적으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반면에 문화교류는 근래 보기 드물게 밀월관계를 보이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야후저팬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위안부 문제, 징용노동자 판결, 자위대 초계기 도발, 3.1운동 100주년 행사 등 정치적 대립이 멈추지 않고 있는 반면 문화교류측면에서는 15년 전 ‘욘사마’ 이래 한류붐이 다시 찾아왔다고 말할 정도다.
한마디로 ‘정냉문열(政冷文熱, 정치적으로는 대립으로 냉랭하지만 문화교류는 뜨겁다)’이라고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이미지 확대보기
방탄소년단.

한국이나 일본을 방문하는 양국의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년보다 5.6%나 증가한 752만6000명에 달해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소비하는 지출액은 5842억 엔으로 중국인 다음으로 많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일본관광객도 전년보다 28%나 급증한 295만명이나 됐다.

이 같은 한일 교류의 증가는 정치문제와 관계없이 문화적 관계가 열기를 띠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아마존 서점에서 문학작품으로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은 한국 여류작가 조남주가 쓴 ‘82년생 김지영’이다. 지난해 연말 일본어판이 발매된 이후 2개월 이상 베스트셀러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K팝부문에서도 남성 7인조 힙합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아시아인 최초로 빌보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10일에는 그래미상도 수상했다. 데뷔 이래 경제효과는 4조1400억 원(약 4060억 엔)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BTS는 지난 2014년 6월에 일본 데뷔를 했는데 일본 여성을 사로잡았다는 의미에서는 ‘욘사마’ 이래 존재감이 가장 큰 그룹이다. 지금까지 오리콘 주간 랭킹 1위를 차지한 싱글곡이 4곡이나 되고 일본어 버전의 뮤직 비디오의 유투브 재생회수는 17일 현재 3331만 회를 넘어섰다.

BTS는 지난해 11월 뮤직스테이션에 생방송 출연예정이었지만 원폭투하후 버섯구름과 한국인 만세사진이 새겨진 T셔츠 문제로 출연이 취소됐다. 이후 지금까지 도쿄돔, 오사카 쿄세라돔, 나고야돔, 후쿠오카돔 등 4개도시에서 9차례 공연을 펼쳐 38만명을 동원했다.

한류드라마도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지금도 NHK종합채널에서는 한국드라마 ‘옥중화’가 방영되고 있다. 많은 한국드라마의 대량매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일본측 바이어의 증언이다. ‘100일의 낭군’은 23만 달러, ‘보이프랜드’는 30만 달러에 계약됐다.

한국측도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위체제)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관계가 악화된 이후 일본이 최대 수출시장이 되고 있다.


박경희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