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시사의 창]고은 시인 지금이라도 회개하라

성추행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과 소송에서 져, 법원이 인정한 셈

기사입력 : 2019-02-16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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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시인 고은. 우리 문단에서 살아 있는 시인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다. 그의 문학관 건립도 추진되다가 미투 사건이 터진 뒤 흐지부지 됐다. 고은 자신에게도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고은은 아직까지 회개를 않고 있다. 오히려 이를 폭로한 사람과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은도 억울한 대목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라. 정말 부끄러움이 없는지. 문단의 거목답지 못하다. 나이도 많다. 회개할 시간이 넉넉하지도 않다. 고은은 자기 부정을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회개를 하는 게 마땅하다. 그리고 피해자와 독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왜 그것을 하지 못할까.

고은의 성추행 사건은 최영미 시인이 ‘미투’를 결심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최영미는 2017년 9월 계간지 ‘황해문화’로부터 ‘페미니즘’을 주제로 시 3편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는다. 그 때 최 시인은 “문단 내 성폭력을 생각하며 바로 고은을 떠올렸다”고 했다.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대목이 나온다. 그 게 고은의 숨겨진 면모일 가능성도 있다.

최영미는 “(고은이) 공개된 장소에 누워 ‘자위행위’를 하면서 ‘니들이 만져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그가 권력의 최정점에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황해문화’에 시 ‘괴물’을 공개하며 고은의 성폭력을 최초로 폭로한 셈이다. 그로부터 1년 2개월만에 그 같은 주장이 허위가 아님을 재판부로부터 입증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이상윤 부장판사)는 "최 시인이 제보를 하게 된 동기, 당시 상황 묘사에 특별하게 허위로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박진성 시인에게는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고은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 시인과 박지성 시인에게 각각 1000만원의 배상을 포함해 총 1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최 시인이 입을 열었다. 1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진실을 말한 대가로 소송에 휘말렸다.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뻔뻔스레 고소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을 은폐하는데 앞장선 사람들은 반성하기 바란다"면서 "저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문단 원로들이 도와주지 않아서 힘든 싸움이었다"고 덧붙였다.

내가 보는 미투는 이렇다. 피해자의 주장이 100% 맞다고 할 수 없어도 일부러 말을 지어내지 않는다고 본다.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가해자는 그것을 모른다는 사실. 대부분 똑같은 변명을 한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자기 생각일 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백번 옳다. 고은의 회개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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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 오풍연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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